노조는 반발
MBC는 9월 5일 홈페이지와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광우병을 다루었던 PD수첩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첫번째 보도와 두번째 보도를 통해 PD수첩판결을 비중있게 다루었다.

첫번째 꼭지에서 MBC는 "최근 대법원이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일부 내용이 허위라고 최종 판결한데 대해, 오늘 MBC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며 "MBC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공정보도를 위한 취재.제작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보도하였다.

두번째 꼭지에서는  "언론의 자유는 누리되, 책임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경고. 숙명적인 과제"라고 PD수첩판결이 주는 의미를 되새겼다.


MBC가 pd수첩에 대해 공개사과했다는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MBC가 pd수첩에 대해 공개사과했다는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이에 앞서 MBC는 홈페이지에 띄운 社告를 통해 "문화방송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방송된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보도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드립니다.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라고  진지하게 사과를 하였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사과가 있은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늘 회사는 사고(社告)를 통해 제작진과 조합원들의 등에 다시 한 번 칼을 꽂았다. 회사는 사고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나열하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반성하자고 난리다."라고 사측을 비난하며 "대법원이 언제 ‘보도의 주요 내용이 허위’라고 판시했는가 눈을 씻고 봐도 그런 구절은 없다."라고 사측이 사과한 내용을 부인했다.


MBC는 자본구조상 공영방송이지만 방송광고에 의해서 운영되는 민영적 성격이 있어 과도기적 상태에 있는데 MBC는 노조의 입김이 세 소위 '노영방송'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이번 PD수첩판결을 두고도 한지붕 두목소리를 내면서 사측과 노측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아래는 MBC가 발표한 사과문전문과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社告



문화방송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방송된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보도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드립니다.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최종 판결에서, 1.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로 지칭한 부분과 2.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것처럼 언급한 부분, 3.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퍼센트에 이른다고 지적한 부분 등 3가지 주요 내용을 '허위'로 결론 내렸습니다.



'다우너 소'는 광우병 외에도 골절.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광우병 소로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아레사 빈슨은 인간 광우병이 아니라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 퍼센트라고 언급한 것도 '허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쇠고기 협상 보도가 공익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형사적 명예훼손과 관련해서는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기본 임무는 사회의 부정.부패를 드러내어 고발하고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PD수첩이 한미 쇠고기 협상 절차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 것은 정당한 취재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기획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핵심 쟁점들이 '허위 사실'이었다면, 그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정당성도 상실하게 됩니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논란과 광우병이 전 국민의 주요 관심사였던 시점에 문화방송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해 혼란과 갈등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문화방송은 대법원의 판결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이를 계기로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바로잡겠습니다.



- 언론의 첫 번째 임무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보도이며, 이를 위해 취재 제작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의성을 빌미로 부실한 취재를 합리화하던 관행에서 벗어나겠습니다.



-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절차 등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해 제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교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화방송은 대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작은 사실이라도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도록 시스템을 고치겠습니다. 더욱 겸손한 태도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우리의 정당한 저항을 욕보이지 마라!


대법원 판결을 왜곡하는 회사의 사고(社告)에 분노하며




우리의 정당한 저항은 헛되지 않았다. 지난 9월 2일. 대법원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방송된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편과 관련해 제기됐던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과 명예훼손 형사소송에 대해 각각 원심 파기환송과 무죄를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언론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제작진과 조합원들의 저항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사법부가 인정해준 것이다.


대법원은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이를 주요 임무로 하는 언론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에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라고 판결문에서 적시함으로써 헌법 수호기관으로서 사법부의 언론자유에 대한 원칙적인 인식을 피력했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이다. 사필귀정이다.


이 상식적인 판결을 구하기 위해서 지난 3년 여간 제작진과 조합원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 건은 애초에 검찰에서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서울중앙지검의 담당 부장검사가 PD수첩을 기소하라는 정권의 압력에 저항하며 사표를 냈겠는가 하지만 정권의 주구(走狗) 검찰의 엉터리 기소에 제작진의 인권과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은 무참히 짓밟혔다. 조합원 동지들도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와 제작진 강제구인 시도를 막아내기 위해 함께 불침번을 서며 제작진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했다. 과거의 아픔들은 이제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저항의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오늘 회사는 사고(社告)를 통해 제작진과 조합원들의 등에 다시 한 번 칼을 꽂았다. 회사는 사고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나열하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반성하자고 난리다. 사고를 보면 대법원이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대법원이 언제 ‘보도의 주요 내용이 허위’라고 판시했는가 눈을 씻고 봐도 그런 구절은 없다. 오히려 2심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던 내용들을 파기하고 2심 법원으로 환송시키지 않았나.


사고는 또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해...혼란과 갈등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누가 했는가 청와대와 정부, 여당 만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정치검사들이 나서서 기소까지 했지만 이번에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 아닌가 그런데도 회사는 이같은 판결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스스로 정부 여당의 앞잡이가 되어 “책임을 통감”하고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당신들이 MBC 경영진이 맞나 이번 사고를 보면 남의 회사 소속인 것 같다.


모두가 PD수첩의 정당한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데 혼자 구석으로 가서 무릎 꿇고 손들고 있는 형국이다. 한술 더 떠서 제작진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흉흉한 소문도 들려온다. 이 무슨 망동인가 지난 2008년 8월 12일 엄기영 사장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부당한 시청자 사과명령 수용을 연상시킨다. 그 당시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은 모든 MBC 구성원들과 노동조합의 반대를 무릅쓰고 편법을 동원해서 ‘굴욕적인’ 사과방송을 했다. 그 대가인지 엄기영 사장은 그 후 사장직을 그만두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갔다. 김재철 사장과 현 경영진도 그때의 전철을 밟겠다는 것인가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PD수첩을 ‘확인사살’하고 그 대가로 권력으로부터 ‘무엇’을 받아내겠다는 것인가


MBC를 갈기갈기 찢어 정권에 헌납하려 한다면 더 이상 당신들과 공정방송을 논의할 수 없다. 조합에는 대화를 던지고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계속한다면 조만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일련의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






2011년 9 월 5 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