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의 낙산사, 복원 불사를 기록하는 내내 마음은 콩밭에 가 있습니다. 
어디? 이제나저제나 월출을 기대하지만 자연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기상청은 ‘가끔 구름’을 예보했지만 사람 욕심이 어디 그런가요. ‘혹시’하는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구름을 벗어난 달, 이삭줍기 심정으로 전진항에 도착하니 두 녀석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 사진은 13장으로 끝납니다. 터벅터벅, 해수관음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혹시 하는 미련에 되돌아본 바다, 달이 바다에 뿌린 달의 씨앗 ‘달빛소나타’가 환합니다.

처음 보는 피사체가 마냥 신기하나 마음 한편은 막막합니다.
“너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니?”
우선 부딪쳐 보자는 생각에 다시 포구로...

‘찰칵’ 초라한 달빛소나타는 좀 전에 본 그 느낌이 아닙니다.
근처 방파제에 올라도 신통치 않습니다.
다시 낙산사로...

주차장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달빛이 처음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촬영 시간을 길게 하자 달빛은 달빛소나타는 변합니다.
“아! 너는 촬영 시간에 따라, 높이에 따라 길이와 폭이 변하는구나.”

달, 혼자가 아닙니다.
크고 밝은 달이 달빛을 내리면, 바람이 날아와 파도를 일렁이고, 이 물결 저 물결이 바다에 ‘달빛 소나타’를 그려냅니다. 그들은 ‘우리’와 ‘어울림’으로 이루어진 오랜 친구들 입니다.

노이즈에 약한 카메라이지만 어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과감히 행동합니다.

한없는 적막감에 행복한 달밤입니다.
마음이“추운데 집으로”로 유혹하나 또 다른 마음이 “한 장 더”로 강하게 뿌리칩니다.

   
촬영 TIP
((1) 달빛소나타의 핵심은 밝은 달빛과 촬영자 높이입니다.
(2) 달빛과 약 45도 각도를 이룰 때가 좋습니다.
(3) 달빛은 월출 후 약 1시간 후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4) 달빛소나타는 조리개와 셔터 속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5) 노출은 ×2입니다. 10초에 노출 부족이면 20초 40초 순이며, 노출 과다는 역순입니다.
(6) 가까이서 촬영하면 ‘윤슬’이 보이고, 멀리서 담으면 ‘달빛 소나타’가 됩니다.

   
▲ 전남 완도 청해포구 휴게소에서 촬영. 38mm, 630초, F22, iso 120.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사람도 풍경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울산 슬도에서 보름날 달빛소나타와 함께 촬영. 70mm, 2초, F8, iso 1600.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동해 추암 전망대에서 바위를 기준으로 달빛의 명암을 분리. 130mm, 20초, F16, iso 400.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동해 묵호항 전망대에서 촬영. 86mm, 30초, F8, iso 120.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디어펜=김상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