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정영채‧김신 등 CEO들 연이어 퇴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용퇴’를 결정하자 회사 측은 차기 CEO 물색에 나섰다. 이밖에도 김신 SK증권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63년생‧82학번’들의 퇴임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CEO들의 임기만료 시즌을 맞아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이달 초까지 10곳 가까운 증권사들의 CEO가 바뀌었거나 바뀔 예정이다. 미래에셋‧한국투자·KB·삼성·메리츠·키움·SK‧NH투자증권 등이다.

최근 사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주총 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면서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용퇴 의사를 내비쳤다.

며칠이 지난 지금 NH투자증권은 이미 차기 대표이사 물색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은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했고, 차기 대표이사 숏리스트(최종후보자명단)에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명을 확정 지었다. 

이 중에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물망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나온다. 유 전 부회장은 NH농협금융그룹 쪽 인사로 증권가보다는 농협중앙회 쪽에 더 가깝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실제로 유 전 부회장은 1988년 그룹 입사 이후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 상무, 농협자산관리 대표이사,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 제25대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강호동 당선인 쪽에서 선호하는 인물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어떻든 정영채 대표의 용퇴로 증권가 세대교체 바람에는 속도가 붙었다. 국내 증권가 장수 CEO 중 한 사람이었던 김신 SK증권 대표 역시 임기를 채우고 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약 10년간 SK증권을 이끌어왔다.

SK증권은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전우종 대표와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추천할 것이라고 알렸다. SK증권의 새로운 각자대표 체제 하에서는 전 대표가 사업 부문을, 정 본부장은 조직관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신 대표 역시 회사를 떠나는 것은 아니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해외 영업과 신사업 발굴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대표와 김 대표는 모두 1963년생‧82학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서울대 경영학과라는 학적마저 같다. 여기에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까지 세 사람이 모두 63년생‧82학번‧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이들 CEO의 연이은 퇴임이 국내 증권가의 세대교체를 상징하게 된 셈이다. 

향후 하이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 등이 대표 유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국내 증권가 CEO 교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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