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에선 농협중앙회와의 인사 갈등 정황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 간의 충돌 조짐마저 관측됐던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내정 문제가 윤병운 부사장의 내정으로 일단락 되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 분야 전문가에게 핸들을 맡긴 NH투자증권은 무엇보다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 간의 충돌 조짐마저 관측됐던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내정 문제가 윤병운 부사장(사진)의 내정으로 일단락 되는 모습이다./사진=NH투자증권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이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윤 부사장을 신임사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고 알렸다. 윤 부사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윤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60년대 후반 출생자들이 대세를 점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 인사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커버리지(분석)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증권맨’으로 손꼽힌다. 한국외국어대 졸업 후 1993년 LG투자증권(NH투자증권 전신)에 입사해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등을 지냈다. 

현재 IB1사업부와 IB2사업부를 모두 총괄하고 있어 전문성은 이미 검증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윤 부사장은 이달 말 ‘용퇴’ 의사를 밝힌 정영채 사장과 20년 가까이 함께 일하며 NH투자증권의 ‘IB 명가’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다만 그의 경력과 인맥이 이번 사장 인선에 있어선 충돌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함께 숏리스트에 올랐던 다른 인물들은 보면 우선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의 경우 삼성 출신이라는 점이 이번만큼은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인데, 증권업 경험은 없는 인물이지만 농협중앙회가 그를 지지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때아닌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갈등에는 NH투자증권 특유의 지배구조가 얽혀있다. NH투자증권의 모회사는 NH농협금융지주인데,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존재가 바로 농협중앙회다. 지분구조가 이렇다 보니 농협중앙회가 금융계열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곤 한다.

사장 인선 시점에 금융당국이 변수로 부상한 측면도 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특히 금감원이 농협중앙회가 금융계열사 자금을 가져가는 관행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과정에서 중앙회가 인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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