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익 분석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내 상장사 중 현대자동차(현대차)가 지난해에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 1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09년부터 14년 동안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1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VS 꼴찌 기업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 국내 상장사 중 현대자동차(현대차)가 지난해에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 1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09년부터 14년 동안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1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CXO연구소 제공


조사 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모기업을 포함해 종속 기업까지 경영 실적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 연결 재무제표라고 한다면, 모기업에 대한 경영 현황을 보여주는 것은 별도(개별) 재무제표에 해당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한 해 국내 상장사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올린 회사는 ‘현대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6709억 원으로 지난 2022년 기록한 2조8285억 원보다 3조8424억 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1년 새 이익이 135.8%나 상승했다.

현대차가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영업이익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차에 이어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2위를 차지했다.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3056억 원이다. 

기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4조96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인 4조3737억 원보다 다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10~12월)에 현대차가 뒷심을 발휘하며 기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에만 11조5262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전해 기록한 영업이익 25조3193억 원과 비교되는 수치다.

지난 1969년에 창업한 삼성전자는 지난 55년 동안 4번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번의 적자는 창업 첫해인 1969년(-70만 원, 매출 대비 영업손실률 –1.9%), 1970년(-1700만 원, -5.3%)과 1971년(-2200만 원, -7.9%)으로 모두 창업 초기의 기록이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한 시점은 지난 1993년(1조3087억 원)이다. 2004년에는 12조 168억 원으로 처음으로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당시 삼성전자를 이끈 대표이사급 경영자는 5명이었다. 당시 직위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윤종용·이학수·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이렇게 5인방이 영업이익 10조 시대를 여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2004년을 포함해 삼성전자가 창업 이후로 작년까지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모두 13번 있었다. 

이 중에서도 2018년에는 43조6994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이때 삼성전자를 이끈 전문경영인은 당시 기준으로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고동진 사장이었다. 

앞서 세 명의 대표이사가 재직할 때 올린 40조 원대 영업이익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에도 34조8570억 원으로 삼성전자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보였다. 이때 삼성전자를 이끈 전문경영인은 당시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신종균 사장 세 명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연속으로 지켜왔다. 그러던 것이 15년째가 되는 지난해에는 현대차에 1위를 내주며 꼴찌를 기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가 작년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사실보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전환점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 상황에서 CEO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이끄는 경영진은 좀더 명확한 비전과 시대를 읽는 통찰력을 발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성장해왔던 배경에는 경영 능력이 탁월한(Talent) 오너(Owner) 경영자와 전문경영인(Professional businessman)이 상호 융합하는 ‘T·O·P’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런데 과연 지금의 삼성전자는 이런 TOP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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