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충남 당진 왕복 230km…연비 11.2km/L
랭글러 감성에 디지털 한스푼…승차감·편의성 개선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지프는 올해 초 약 6년 만에 원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랭글러'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다. 랭글러는 지난 1986년 1세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5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흔히들 '지프'하면 '랭글러'를 떠올리고, '랭글러'하면 '아날로그', '클래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랭글러는 아날로그 감성을 듬뿍 담은 차량으로 타 브랜드의 차들과 다른 특유의 감성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더 뉴 2024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탑./사진=김연지 기자

   
▲ 더 뉴 2024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탑./사진=김연지 기자

최근 서울 강서구에서 충남 당진까지 왕복 230km 거리를 랭글러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사하라 4도어 파워탑 모델이다.

랭글러는 고유의 정체성을 뚝심 있게 지켜내고 있다. 6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더 뉴 랭글러'는 상징성을 강화한 새로워진 디자인이 적용됐고, 편의성이 강화됐다. 투박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이 주를 이뤘던 전 모델에 달리 신형 랭글러에는 유순하고 귀여운 느낌이 더해졌다.

전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세븐-슬롯 그릴과 LED 헤드램프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은 더욱 커진 반면 그릴 자체는 컴팩트해졌다. 특히 그릴의 냉각 효과를 향상시키는 수직 형태의 슬롯을 적용해 성능을 최적화하고 차량의 내구성을 높였다. 새로운 서라운딩 링 라이트를 적용한 LED 헤드램프는 랭글러의 원형 헤드램프 디자인을 강조하며 총 6개의 전면부 주간주행등(DRL)을 갖춰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 (위)2023년식 랭글러와 더 뉴 랭글러의 전면부 세븐-슬롯 그릴./사진=김연지 기자

측면부는 위풍당당하고 모던하다. 시원하고 곧게 뻗은 직선들로 이뤄진 각진 모습의 외관은 차체가 더 크다는 착각이 들게했다. 신형 랭글러에서는 측면부에 달려있던 강철 안테나가 사라졌다. 대신 윈드실드 통합형 스텔스 안테나가 적용됐다. 덕분에 조금 더 현대적인 느낌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랭글러 고유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요소를 추가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적절한 조화를 이뤄냈다. 큼직큼직한 물리 버튼들이 중심부에 투박하고 터프하게 자리하고 있다. 창문 개폐 버튼 역시 중앙에 다 몰려있는데 처음엔 어색하지만 금방 적응이 됐다.

실내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새롭게 적용된 12.3인치 터치스크린이다. 물리버튼 위쪽에 자리한 이 스크린은 역대 랭글러 중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며,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을 내장해 기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 (위)2023년식 랭글러와 더 뉴 랭글러의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전 세대의 중앙 스크린은 분할화면 기능이 있었지만, 스크린 자체 사이즈가 작아 화면 분할 기능이 무용지물이었다. 화면을 둘러싼 투박한 테두리와 양쪽에 송풍구가 위치해 디자인적으로도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게했다. 신형 랭글러는 스크린 아래 송풍구를 두고 길게 뻗은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해 디자인 면에서도 시원시원한 느낌이며, 기능적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시트의 착좌감도 개선됐다. 신형 랭글러에는 최초로 운전석과 조수석에 전동 시트가 적용됐고, 시승한 사하라 트림의 경우 프리미엄 맥킨리 시트가 적용됐다. 기존의 랭글러는 풀옵션 모델이라도 수동으로 좌석을 조절해야 했다.

승차감도 많이 개선됐다. 전 모델은 승차감이 다소 딱딱했는데 신형 랭글러는 한층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오프로드에 치중된 느낌이 강했었는데 조금씩 온로드 주행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듯하다. 다만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은 아쉽게 느껴졌다. 저속 주행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시속 70km 이상 주행에서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강해졌다. 

   
▲ 더 뉴 2024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탑./사진=김연지 기자
   
▲ 더 뉴 2024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탑./사진=김연지 기자

시승 날에는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면서 땅이 많이 젖어있었는데 진흙 길이나 물웅덩이를 지날때 랭글러의 오프로드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길을 차로 지나가도 될까' 싶은 길도 랭글러는 가뿐히 주행해 냈다.

파워탑 모델에 적용되는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은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완전 개폐가 가능하다. 최고 시속 96km에서도 2열까지 완전 개폐가 가능해 주행 중에도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사하라 4도어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780mm, 전폭 1895mm, 전고 1855mm, 축거 3010mm다. 공차줄량은 2085kg이며 복합연비는 8.0km/L다. 주행 중 연비는 10~11km/L 정도를 유지했고, 230km 왕복주행 후 연비는 11.2km/L를 기록했다.

신형 랭글러는 스포츠 S, 루비콘, 사하라 등 총 3가지 트림이 국내에 출시됐다. 가격은 스포츠 S가 6970만 원, 사하라 4도어 하드탑 7890만 원·파워탑 8240만 원, 루비콘 2도어 하드탑 7640만 원, 루비콘 4도어 하드탑 8040만 원·파워탑 83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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