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16일 오전 언론사 보낸 입장문서 "언론인께 사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16일 일부 언론인과 만나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 수석은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사진=대통령실 제공.

앞서 MBC가 지난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황 수석은 대통령실 출입기자 오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은 이 말을 한 뒤 농담이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황 수석이 말한 사건은 '정보사 회칼 테러'로 알려진 사건으로 1988년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를 써왔던 오홍근 기자가 군 정보사령부 상관들의 명령을 받은 현역 군인들에게 회칼로 습격을 받은 사건이다.

해당 보도에 대해 여야와 언론단체들은 "부적절했다"며 황 수석을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오후 광주 방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 맥락이나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발언 내용으로 보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고,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도 성명서를 내고 "농담이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특위는 "전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MBC앞 집회 종용' 발언에 이어 황 수석의 '회칼 테러' 협박까지 윤 대통령실의 시민사회수석은 언론공작 정치를 하는 자리냐"며 "황 수석은 MBC와 오홍근 기자 유가족에게 석고대죄하고, 윤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성명에서 "기자를 겨냥한 대통령 핵심 참모의 '회칼 테러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언론을 겨냥한 테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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