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주요그룹 학점·영어보다 인성·능력 초점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새달부터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시작함에 따라 구직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현대차, LG, GS 등 주요 그룹이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예년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대기업 대졸 신입 공채 시장의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17개 계열사가 새달 초부터 대졸 신입사원(3급) 공채를 실시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삼성그룹의 공개채용 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 응시생들이 학교를 빠져 나가고 있는 모습. / 미디어펜 자료사진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17개 계열사가 새달 초부터 대졸 신입사원(3급) 공채를 실시한다. 이번 공채는 삼성이 지난 1995년 열린 채용제도 도입 이후 20년 만에 전면 개편한 제도를 적용하면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편된 채용제도는 종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옛 SSAT)-실무면접-임원면접' 3단계에서 '직무적합성 평가-G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의 5단계로 늘어났다. 시험 중심의 획일적 채용 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기 위해 직무적합성평가를 새로 도입했다.

종전엔 일정 수준 이상의 학부 성적과 어학 성적만 갖추면 서류전형 없이 누구든 GSAT에 응시가 가능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해야만 GSAT에 응시할 수 있다.

영업·경영직원직의 경우 지원 시 '직무 에세이'가, 연구개발·기술직과 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 이수과목 수와 난이도, 성적 등 전공능력이 요구된다.

현대차그룹도 새달부터 개발·플랜트 부문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과 인턴 채용, 전략지원 부문 신입 상시 공개채용 등 3개 부문에서 채용을 시작한다.

세부 모집 분야는 개발 부문에서 연구개발(차량설계, 차량평가, 파워트레인, 재료, 기술경영, 상용차개발), 구매, 부품개발 등 8개 분야와 플랜트 부문에서 플랜트 기술, 플랜트 운영, 품질 등 3개 분야까지 모두 11개 분야다.

현대차는 이번 채용에서 지원자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소개서에 '개인의 가치관'과 '회사 지원 동기' 항목을 추가했다. 아울러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역사에세이 시험은 계속 시행한다.

신입 정기 공개채용 부문에선 4년제 정규 대학 졸업자 또는 2016년 2월 졸업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신입 상시 공개채용 부문에서는 정기 채용 부문과 마찬가지로 4년제 정규 대학 졸업자나 2016년 2월 졸업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인턴사원 채용은 개발(디자인 포함) 및 플랜트 부문의 2016년 8월 또는 2017년 2월 졸업예정인 3학년 2학기 또는 4학년 1학기 대학생을 모집한다. 다만 디자인 분야는 기졸업자나 석사 학위 소지자도 지원할 수 있다.

   
▲ 2015년 하반기 대기업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을 맞이하면서 우수 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관심이 공채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한 기업체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의 모습. / 미디어펜 자료사진

LG그룹은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2100명이 넘는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이번 공채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상사, 서브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한다.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지원이 가능하며 인적성 검사는 1회 진행된다.

채용절차는 주로 '서류-LG 웨이핏 테스트(Way Fit Test·인성검사) 및 적성검사-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인적성 검사는 오는 10월 10일 실시할 예정이다.

LG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전 채용과정의 입사지원서에 직무와 관련 없는 공인어학성적과 자격증, 수상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 주민등록번호, 사진, 가족관계 현주소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 입력란을 없앴다.

공인어학성적과 자격증은 해당 역량이 필요한 직무 지원자에 한해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성검사에 한국사와 한자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32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는 400명이 늘어난 3600명을 신규 채용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1900명을 채용하는 등 오는 2017년까지 계열사별로 9700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정규직 채용과 연계된 인턴 프로그램에 따라 고졸과 대졸 인턴 1000명 중 2~6개월간 근무 이후 최종 합격자로 선발된 인원이 포함된다. 신규 채용과 별도로 산학협력 대학을 중심으로 화공리더십과정, 화공인재 멘토링, 산학협력실습 등 사회맞춤형 과정을 통해 800명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GS칼텍스의 경우 산학협력 대학에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정규 과정을 확대 강화해 기업의 고위 임원이 직접 강의에 참여하며 주요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화학공학을 전공한 선배 직원과의 매칭을 통한 멘토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GS리테일도 산학협약을 맺은 8개 대학을 대상으로 유통사업 현장에서 8주간 실습을 진행하고 우수 인재는 면접 후 채용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한 기업체 인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학점, 토익, 해외연수, 대외활동과 자격증 등을 취업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최근엔 기업의 특성과 업무에 부합하고, 창의적이며 소통능력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입사지원의 형식을 파괴하고, 직무역량과 인문학소양을 갖춘 인재들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등 기업의 채용방식에 큰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