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데이터 기반 국산 인공관절 PNK, FDA 인증으로 역수출 기대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사용가능한 증강현실(AR) 시스템 개발도 성공
[미디어펜=문수호 기자]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은 의료기기 전문 벤처기업과 함께 한국인 1만2305명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한 PNK 인공관절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 및 유럽산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인공관절 시장에서 한국인 관절 정밀 데이터로 만든 국산 제품이 FDA 승인을 받아 역수출할 수 있게 됐다.

   
▲ 한국인 맞춤형 PNK 인공관절.


PNK는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의 약자로 ‘정상적인 무릎 운동’에 초점을 맞춘 한국형 인공관절이다. 한국 최초로 실제 국내 환자 1만2305명의 무릎관절 MRI 데이터를 3차원 모델로 재구성해 관상곡률과 사상곡률을 정밀하게 측정해 제작했다. 

PNK 인공관절은 국내 환자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돼 무릎 관절 크기와 연골 두께 등이 한국인에게 최적화돼 있다. 평균 120도 내외로 구부릴 수 있는 기존 인공관절에 비해 좌식 생활도 가능할 수 있도록 관절 범위 가동이 150도까지 가능하다. 

또한 연골 역할을 하는 베어링의 호환 종류가 12가지로 다른 3세대 인공관절보다 그 종류가 더 많아(A사 10종, B사 11종) 선택지가 많고, 이를 통해 한국인은 물론 세계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NK 인공관절은 FDA로부터 ’510k 인증’을 받았는데, 이는 FDA가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엄격한 과정을 거쳐 출시를 승인하는 것으로 PNK가 수출이 가능한 세계적인 인공관절 제품으로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지난 2022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지 채 2년도 안돼 미국 FDA 허가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 인공관절은 대부분 의료기기 회사가 디자인하고 병원이 의견을 주는 형태로 개발됐지만 PNK 인공관절은 공학도와 의료진이 병원 자체 데이터를 토대로 개발된 제품이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과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한 몸이 돼 인공관절을 개발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다.

특히 PNK 인공관절이 의료진과 공학도의 논문을 토대로 제작됐다는 것은 학계 및 전문가들로부터 공개 검증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FDA는 PNK 인공관절이 환자 1만2305명의 데이터를 반영해 정상 무릎처럼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최대한 복원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는 연간 11만 건 이상이며, 총진료금액도 750억 원이 넘는다.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인공관절 국산화가 현실이 될 경우 향후 건강보험 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세사랑병원은 스카이브와 함께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사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시스템 개발에도 성공했다. 수술시 절삭 정도와 위치 등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개인별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인공관절 수술에 AR을 적용한 제품은 아시아 최초이며, 환자의 실제 CT, MRI 영상을 정합한 AR로는 세계 최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한국인 정밀 데이터로 제작된 인공관절과 함께 증강현실 시스템을 수술에 접목하면 수술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고, 향후에는 개인별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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