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0%에 2배 성장한 노조…파업 찬반투표 진행
회사 어려운데 무리한 요구에 곱지 않은 시선 잇달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창사 55년 만에 파업이 현실화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전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쟁의행위를 위한 노조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합의에 실패하면서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창사 55년 만에 파업이 현실화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미디어펜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4일 3차 조정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중재를 시도했지만 합의엔 이르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가 파업을 일으키게 되면 이는 지난 1969년 삼성전자가 설립된 이후 55년 만의 사례가 된다.

삼성전자 측은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의 요구 조건이 ‘무리수’라는 의견이 다수여서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삼성전자 측은 임금 기본 인상률 2.8%(성과인상률 별도)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8.1%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사용자·근로자 위원이 참석하는 노사협의회가 요구하는 5.74%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노조와 사측의 조정이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했던 바 있다. 그러나 불만이 파업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협상의 경우 노조 조합원 수가 급증한 상태여서 과거와 다른 국면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조가 삼성전자 직원의 대표로 나설 만큼 인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세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역사는 길지 않다. 이 회사의 노조는 지난 2020년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을 끝내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우후죽순 생겨났다.

다만 삼성전자의 대표 노조인 전삼노(4노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합원 수가 1만 명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 12일 기준 조합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며 약 3개월 만에 2배 성장했다. 이는 전체 직원의 16% 수준이다.

지난해 반도체 업계가 어려워지면서 해당 사업부의 성과급이 0%였던 것이 빌미가 돼 노조 수가 급증한 것이다. 

이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DS부문 임원들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또 경 사장은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최근 타운홀 미팅을 통해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 직원들에게 보상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천문학적인 적자를 낸 상황에서 성과급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에 가입하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회사 구성원으로서 바람직한 행위가 아니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지난해에만 14조88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내며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여기에다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6조319억 원을 기록한 이후 약 16년 만으로, 회사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전체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복에 겨운 상황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 보단 회사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게 먼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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