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하극상' 논란의 중심이 됐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귀국했다. 예상과는 달리 밝은 표정으로 미소까지 지으며 입국장에 들어선 이강인. 그가 대표팀의 일원으로 뛸 태국전에서도 밝게 웃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강인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축구대표팀이 태국과 치르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 2연전을 치르기 위해서다.

   
▲ 이강인이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이번 대표팀은 18일 소집됐지만 18일 새벽 열린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경기에 뛴 이강인은 하루 늦게 입국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18일 몽펠리에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PSG의 6-2 승리에 힘을 보태고 귀국길에 올랐다.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이강인은 밝은 표정이었고, 환하게 미소도 띠었다. 많은 팬들이 환영나와 반겨줬기 때문이다. 평소에 비해 그 수는 적었지만 100명 정도의 팬들이 이날 공항까지 나와 이강인을 반겼고, 편지와 선물 등을 건네며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이강인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팬들도 많다. 지난 2월 끝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강인이 선배이자 주장 손흥민에게 대들며 물리적 충돌까지 한 이른바 '탁구게이트' 논란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이 요르단에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완패하며 목표로 했던 우승에 실패하고 탈락한 후 대표팀은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이 4강전 전날 선수단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발생한 '하극상' 사태였다.

이 일로 이강인은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이강인은 SNS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했고, 선배들에게도 개인적으로 연락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비난이 계속되자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줬고, 팬들에게도 이강인을 한 번만 용서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은 이번에 태국과 2연전(21일 홈, 26일 원정)을 치른다. 태국전에 나설 대표팀에 이강인 선발 여부를 두고 찬반 여론이 맞섰다. 적어도 이번에는 이강인을 뽑지 않고 자숙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당사자들이 사과하고 용서도 했으니 다시 기회를 줘서 대표팀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이번 태국전 임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고심 끝에 이강인을 대표팀 명단에 넣었다. "운동장에서 생긴 일은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는 지론을 밝히며 이강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 이강인이 대표팀 합류를 위해 귀국하면서 공항으로 환영 나온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잘 알면서도 이강인은 귀국하면서 밝은 표정으로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루 전 손흥민이 귀국하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강인은 태국과 홈 경기 하루 전인 20일 훈련에 앞서 공식 사과를 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자신으로 인해 빚어졌던 하극상 논란을 공식 사과로 마무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강인이 태국전에서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다. 이강인이 선발로 나설지, 교체로 나설지, 아니면 결장할지는 알 수 없다.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을 대표로 선발한 만큼 출전 기회도 줄 것이라는 예상은 해볼 수 있다.

경기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해야 할 일은 많다. 선배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다가서고, 태극마크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되새겨보고, 경기에 나선다면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한국의 승리에 기여해야 한다.

귀국길에서 미소를 보였던 이강인이 태국전에서도 밝은 표정을 보일 수 있어야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시 '원 팀'이 돼 흔들렸던 위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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