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각 사업부문별 경영전략에 대해서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사장)은 이날 “앞으로 2~3년 이내에 세계 반도체 1위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계획과 신사업 개발 구상도 밝혔다. 

경 사장은 “메모리 등 기존 사업 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며 “미래를 위해 어드밴스드 패키지 등 신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존 AI 시스템은 병목 문제로 성능 저하 문제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AGI 컴퓨팅랩 신설하고 AI 아키텍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연구소는 양적·질적 측면에서 2배로 키울 계획이다.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은 V낸드, 로직 핀펫(Fin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 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기흥 캠퍼스에 건설 중인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한다. 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가전과 모바일 등 사업을 진행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바일 제품 전반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주주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충실히 답했다. 

 

한 주주가 “반도체 사업이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이유가 무엇이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경 사장은 “업황의 다운턴도 있었지만, 사업을 잘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서 시황에 영향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겠다”며 “사업적으로 보면 올해 이미 1월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서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는 “기술 자체의 우수성과 수율을 높이고 고객들이 원하는 생산 능력을 갖춰서 TSMC에 뒤쳐지지 않고 쫓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역시 “선단(첨단) 공정에서 4나노급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에 접어들었고, 3나노 1세대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3나노 2세대, 내년에 2나노까지 준비 잘 해서 고객사들이 만족하는 공급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주주가 “실적 위주의 경영을 해온 이병철 창업회장이 계셨다면 임원들이 이 자리에 앉아 있었겠느냐. 사퇴하실 생각 없는지 묻고 싶다”고 하자 한 부회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전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꾸준히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며,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