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 대신 수출입은행과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1일 삼성중공업과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달 31일 오후 6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만나 이 같은 협약서에 서명했다.

   
▲ 사진 왼쪽부터 구본익 성동조선 대표이사 직무대행, 이덕훈 행장, 박대영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과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맺은 경영협력 협약의 주요 내용은 ▲협약기간 4+3년에 ▲수출입은행이 인사, 노무, 재무 등 전반적인 경영관리를 맡고 ▲삼성중공업이 영업, 구매, 생산, 기술 부문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이번 협약체결은 수은이 수립한 중소 조선사별 맞춤형 구조조정 방안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조선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중형상선 부문에서 세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협력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영업망을 활용해 성동조선의 신규 선박 수주를 발굴·주선하는 동시에 성동조선과의 외주계약을 통해 블록 등의 일감을 제공함으로써 성동조선의 안정적 건조물량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경영협력협약은 개별 조산사에 대한 단순 지원을 뛰어넘어 국가 전략산업이자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대형 조선사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동조선이 건조하는 선박 품질 향상과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설계 등 기술지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구매 선진화 기법 전수 등에 따른 구매단가 인하와 효율적인 생산관리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성동조선의 원가경쟁력 향상과 생산성 제고를 도모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성동조선을 통해 설비 운영의 유연성과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의 블록 제작 등 성동조선의 외주 계약을 통한 설비 운영의 유연성 증대가 기대된다.

또 성동조선과의 협력을 통해 중형, 대형 상선을 함께 발주하려는 선주 수요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대응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생산 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