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중국…선택과 집중 필요

박근혜 대통령은 2일부터 3일 양일간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행사로 방중(訪中)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은 지난 2013년 6월 국빈방문과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함께 취임 후 3번째 방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중이 우리나라가 안보적으로는 한미동맹 체제를 유지하고 경제적으로는 한중교류를 유지해야하는 상황에서 국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이번 방중을 통해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과 핵문제, 오랜 기간 동안의 한·중·일 협력 교착으로 인한 동북아외교, 그리고 한·중 경제교류 및 협력을 통한 실리외교 등 풀어야 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관련 전문가를 초청하여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따른 중국과의 외교, 안보, 경제 관계 등 현안을 살펴봤다. 1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620호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방중 과제와 의의’ 긴급 좌담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아래 글은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의 주제발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중국 경제 전망과 한중 경제협력방안

1. 중국 경제 전망

1) 경제성장률과 경제규모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12년부터 7%대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국 경제를 보는 시각을 다른 각도로 전환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2014년 경제규모는 2005년 대비 3.4배, 2010년 대비 1.6배 정도 성장하고 있다. 201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4%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14.2%의 높은 성장을 하던 2007년보다 GDP증가분이 1조 8000억 달러 이상 큰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이제 중국 경제를 퍼센트 중심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현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성장하고 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그림 1>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단위: 억 위안) /자료=중국국가통계국

2) 중국의 소비시장

중국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중국 소비시장이 침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후진타오 정부는 수출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의 한계를 인식하고 수출과 내수시장 확대라는 두 축을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중국의 소비증가율은 2008년 20%를 넘어서 절정에 달한 후에 점차 하락하여 2014년에는 12.9%로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소비시장은 빠른 속도로 침체되고 있다고 봐야 하는가?

   
▲ <그림 2> 중국의 소비증가율(단위: %) /자료=중국국가통계국

중국의 소비시장은 2014년 기준 26조 2394억 위안에 달하고 있으며 2004년 대비 4.9배, 2009년 대비 2.0배 정도 성장하였다. 한 해 동안 추가로 커진 소비시장 규모는 2014년 무려 2조 8000억 위안을 넘어서고 있어 소비증가율이 20%를 넘던 2008년(2조 5,620억 위안)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추가로 커진 소비시장 규모가 513조 원(한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년 예산을 넘는 수준이다.

   
▲ <그림 3> 중국 소비시장 규모 변화추이(단위: 억 위안) /자료=중국국가통계국

1인당 소득수준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개인의 소비여력이 확대되고 있다. 2014년 1인당 소득수준은 7589달러로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1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림 4> 1인당 소득 수준(단위: 달러)

3) 고정자산투자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 고정자산투자증가율이 그 동안 20% 정도에서 2014년 15.7%로 떨어지면서 투자를 통한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의 여력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경제구조 조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고정자산투자 규모를 보면 2014년 규모가 이전의 투자규모를 앞서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2013년 제외). 고정자산투자 규모 자체가 큰 상황에서는 증가율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그림 5>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추이(단위: 억 위안)

4) 소결

중국 경제는 중고속 성장시대(6-7%)에 진입하여 성장률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경제규모를 감안할 경우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정도는 6% 이상의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여력도 상당히 큰 상황이다.

2. 한중 경제협력 방안

1) 한중 교역과 투자

한중 교역은 2011년 이미 2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특히 대 중국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최근 3년간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우리나라의 대 중국 무역흑자는 무려 4000억 달러에 달하여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을 넘어서고 있다.

   
▲ <그림 6> 한중 수출입 변화추이(단위: 억 달러) /자료=한국무역협회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이 급증하다 지난해 0.4% 감소하였으며, 올해(1-7월) 들어서는 2.8% 감소하여 그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원인은 국제원유가격이 급락, 중국의 수입대체, 중국 기업들의 품질 경쟁력 제고, 최근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혜택 축소하거나 폐지 등에 기인한다.

한편 우리나라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노동집약적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업종이나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지역적으로는 기존 투자지역에 재투자하는 것은 줄어들고 있으며, 중서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처로 이동하고 있다.

2) 한중 경제협력 방안

한중 경제협력 심화를 위해 우선 한중 자유무역협정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 협정의 추가 협상에서 중국 서비스시장에 대한 폭 넓은 개방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존 투자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중국 내에서 투자지역을 옮기는 상황에서 중국 지방정부가 적극 협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 중국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9월2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사진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셋째, 양국 정부가 산업정책에 대한 조율을 함으로써 동일 업종에 과잉투자함으로써 동반 몰락하는 현상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공동연구와 투자, 비즈니스를 진행함으로써 양국 기업이 경쟁에서 협력으로 전환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이해와 포괄적인 분석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는 향후 중국에서 급속도로 소비가 증가할 업종이나 제품을 예측하여 우리나라 기업이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