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 간 갈등 '봉합' 숙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했다. 이런 가운데 윤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부 결속’을 강조한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최장수 CEO’ 기록을 남기고 퇴임한 정영채 전 사장의 공백 이후 NH투자증권 사장 최종후보 선출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다는 사실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의 경우 이러한 내부 결속에 더불어 결코 녹록치 않은 외부적 문제들과도 직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사진)이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했다./사진=NH투자증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새로운 수장을 맞으며 ‘윤병운호’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7일 오전 진행된 NH투자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윤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이 의결됐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윤 대표 낙점과 함께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작년 별도 당기순이익 증가분 965억원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가장 많은 시선을 받은 것은 역시 윤 신임 대표였다. 그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회사를 이끌어 온 전임 정영채 대표와 거의 20년 동안 함께 일한 소위 ‘정영채 라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투자은행(IB) 부문 대표직까지 올랐다는 점에서도 입지가 두텁다. 

윤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내부 결속과 협업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NH투자증권의 도약을 위한 첫 번째 준비는 내부 역량 결집"이라면서 "화합과 협력은 회사의 모든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사업부 내, 사업부 간, 영업조직과 지원조직 간 다방면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경영을 실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고 그 일환으로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협업과 상호 레버리지를 농협그룹 내에서도 추진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윤 사장의 이번 취임사에는 특별한 맥락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내부 결속 부분은 비단 NH투자증권 임직원 뿐 아니라 농협그룹 전체에 대한 결속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이는 이번 사장 최종후보 선출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그룹 간에 있었던 충돌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이번 윤 대표 선임 과정에서는 지주사인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 간에 이견이 외부로 노출되며 잡음이 일었다. 농협중앙회는 소위 '농협맨' 출신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농협금융지주는 윤 대표를 추천하면서 회사 경영의 방향성에 대한 사내 논쟁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러한 갈등을 딛고 선출된 윤 대표로선 회사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룹 차원의 신임까지 얻어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듯 윤 대표는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전국 지점 순회 활동부터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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