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기성 자금 잔액은 33조6000억 증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은행권 수신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예적금 규모가 한 달 사이 15조원 감소한 반면 대기성 자금은 33조6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에 수신금리가 떨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대기성 자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 최근 은행권 수신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예적금 규모가 한 달 사이 15조원 감소한 반면 대기성 자금은 33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달 873조37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886조2501억원)보다 12조8740억원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31조372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478억원 줄었다.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 예금은 33조6226억원 늘어난 647조8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은 전월 대비 19조4318억원 늘어난 127조8522억을 기록했다.

예적금 잔액이 줄어든 대신 대기성 자금 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연내 금리인하 기대금에 수신금리가 3%대로 하락하면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정기예금(만기 1년) 금리는 연 최고 3.45~3.9%로 4%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으로 약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6834억원으로 전월(695조7922억원) 말 대비 2조1088억원 줄었다. 작년 4월(-3조2971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첫 감소 전환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전월 말 대비 1조657억원 줄어든 536조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잔액도 작년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신용대출은 6354억원 감소해 작년 10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정책당국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부채 관리강화를 위한 대출규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은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하반기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은행권에 가계부채 관리강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앞서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3%포인트 0.1~0.3포인트씩 올렸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으로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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