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시가총액 3조5천억 안팎…IPO 시장 트렌드에도 영향 줄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뻥튀기 상장’ 논란이 거세지면서 신규상장(IPO) 문턱이 높아진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작년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 가운데 스무 곳 넘는 회사들이 아직 한국거래소의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문턱이 높아진 만큼 상장이 확정된 종목들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내달 상장을 추진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오는 16~22일을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등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 내달 상장을 추진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오는 16~22일을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등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사진=김상문 기자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9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모금액만 6500억원 수준으로 올 한 해를 대표하는 대어급 IP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3000억~3조7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엔진·전기전자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을 떼어내 설립된 회사다. 선박인도 이후 25~30년 사용연령 기간 동안 유지·보수, 친환경 개조 및 디지털 전환 소요 등의 작업 수요를 통해 수익을 낸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설립 당해년 29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2020년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1조4305억원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41.8%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도 설립 첫해를 빼고는 매년 두 자릿수를 넘기고 있는 회사다.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향후 신주모집으로 445만주를 발행하고 구주매출로 445만주를 내놓으면서 총 890만주를 공모하게 된다. 희망 공모가액 밴드는 7만3300~8만3400원으로 정해졌다. 오는 25~26일 우리사주, 기관투자자, 일반청약자 등의 청약을 진행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은 최근 달라진 IPO 시장의 상황을 요약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우선 작년 하반기 ‘파두 사태’로 인해 한국거래소가 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손꼽힌다. 작년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낸 회사 중 20곳이 넘는 기업들이 아직 한국거래소의 결과를 통보받지 못 했다는 결과가 이를 잘 방증한다.

그뿐 아니라 세무회계 플랫폼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 등의 이유로 최종 상장 ‘미승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노르마, 하이센스바이오, 피노바이오 등은 사측에서 예비심사 신청을 철회한 사례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소가 상장허가를 내준 종목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신규상장한 종목들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액 밴드 상단을 훌쩍 초과하는 선에서 최종 공모가가 형성됐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언뜻 IPO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투자 난이도는 더 올라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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