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회피.지연 의도 없어, 변함없이 성실 협조할 것”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SPC그룹의 수난기가 길어지고 있다. 2017년 제빵사 고용 문제부터 최근 공장사고까지 허영인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고 실행해왔지만, 결국 그룹 총수가 긴급 체포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SPC그룹은 검찰이 지난 2일 허영인 회장을 병원에서 체포한 데 대해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3일 밝혔다.

   
▲ 대검 청사 전경/사진=미디어펜DB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검찰은 지난 3월 18일과 19일, 21일 세 차례에 걸쳐 연락했지만 허 회장이 업무를 이유로 조사에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고 체포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세 차례 연락 이후 3월25일 조사가 이뤄지긴 했으나, 1시간 만에 마쳤다. 4월1일 다시 불렀지만 허 회장이 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제구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통상 피의자가 세 차례 이상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 영장을 청구한다.

SPC 측 입장은 이와 다르다. 

허영인 회장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출국금지 상태였다. 검찰에 빨리 조사를 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며 수차례 연락을 취했음에도, 해당 기간 동안에는 한 번도 출석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PC에 따르면 검찰이 처음 출석 요구를 한 시점은 국내에서 어렵게 잡은 협약식 일정을 앞둔 때다. 허 회장은 그룹의 이탈리아 시장 개척을 위한 행사를 마치고 3월25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SPC그룹은 “중요한 행사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는 과정에 누적된 피로와 검찰 조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조사 도중 건강 상태가 악화해 검찰 조사를 시작한지 1시간만에 응급실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허영인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담당 전문의는 공황 발작 및 부정맥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아 2주간 안정 가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022년10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SPC그룹은 “건강상의 장애가 있음에도 허 회장은 검찰의 출석요구 의사를 가급적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육지책으로 언제든 응급조치가 가능한 현재 입원 중인 병원으로의 출장조사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검찰로부터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련의 과정을 보면 허 회장은 악화된 건강 상태에도 검찰 조사를 회피하거나 지연하고자 할 의도가 전혀 없고,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허 회장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반복되는 출석요구 및 불출석 상황들이 마치 출석에 불응하는 것처럼 여과 없이 언론에 모두 공개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PB파트너즈 대표이사 출신인 황재복 SPC 대표를 구속기소했는데, 황 대표 조사 과정에서 허 회장이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허 회장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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