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재 전 LG전자 전무, DL이앤씨 새 대표 내정
배원복·마창민 이어 3연속 LG전자 출신 경영진
"기존 건설업 틀 깨기 위해 외부 시각·경험 이식"
[미디어펜=김준희 기자]DL이앤씨가 또 다시 LG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새 리더십 구축에 나선다. 내부 승진 등 선택지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외부 인사 체제를 이어감으로써 기존 건설업의 틀을 깨는 혁신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DL이앤씨가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사진=DL이앤씨


4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새 대표로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를 내정했다. 내달 1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서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마창민 전 대표가 사의를 밝히면서 수장 자리가 공백이 됐다. 지난 2021년 1월 취임한 마 전 대표는 3년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DL이앤씨는 마 전 대표가 물러난 지 5일 만인 전날 빠르게 새 대표를 선임하며 빈 자리를 메웠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후보군이 추려져 있었는지 등 여부는) 대표 선임이 이사회를 거쳐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LG 출신 인사를 수장에 앉히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9년 배원복 현 대림 부회장 영입을 시작으로 직전 마 전 대표, 이번 서 내정자까지 모두 LG전자에서 데려왔다.

배 부회장은 LG전자에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디자인경영센터장, 영업그룹장 부사장 등을 지냈다. 마 전 대표는 MC사업본부 글로벌마케팅전략팀 상무를 거쳐 한국마케팅담당 상무, 상품전략그룹장 전무, 한국모바일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마 전 대표의 경우 LG전자 내 최연소 전무 승진 타이틀을 보유한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마 전 대표가 물러난 뒤 DL이앤씨가 내부 승진 또는 전문 건설인을 새 수장에 앉힐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DL이앤씨가 연이은 중대재해 사고 발생 및 실적 악화 등 홍역을 치른 원인이 건설업에 대한 마 전 대표의 전문성 결여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어서다.

그러나 DL이앤씨는 예상을 뒤엎고 또 다시 'LG맨‘을 선택했다.

DL이앤씨 내 LG 출신 인사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LG전자 MC 마케팅커뮤니케이션실 실장 출신 윤현식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실장이 사내이사로, LG전자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사업본부장 사장을 지낸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가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됐다.

주요 임원직에 LG 출신 인물들이 중용되면서 LG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대표직의 경우 LG 출신 인사로만 채워지고 있지만 다른 임원의 경우 삼성 등 다른 기업에서 오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다시 한번 ‘LG DNA'를 이식해올 서 내정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서 내정자는 LG전자에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스마트사업담당 상무, MC사업본부 IPD사업담당 상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센터장 전무,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 IT사업부장 전무 등을 지냈다. 기획·재무·경영 업무를 두루 담당해 ’전략기획통‘으로 불린다.

DL이앤씨는 3연속 외부 인사 체제를 통해 기존 건설산업이 지닌 틀이나 일하는 방식을 타파하고 균일한 품질 제공 등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저희가 건설사 중에는 가장 오래된 회사다 보니 외부 시각이나 전문가들의 경험을 내부적으로 이식해 기존 건설업에서 해왔던 방식이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서 내정자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선택된 인사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이나 하자, 품질 등 측면에서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프로세스 혁신을 지속해오고 있다”며 “모든 아파트에서 균일한 품질을 만들고 이를 고객한테 제공하는 것이 건설업의 미션인 만큼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