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업체 난립…구성 요건 다른데, 결과 격차 커지면서 신뢰도↓
인천계양을 '대표적'…원희룡-이재명 격차, 3.4%p~18%p 달해
표본 '대표성 문제'…적극 참여자 반복응답·민주당 과표집 지적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의 막이 올랐다. 5일 오전 6시부터 전국 3565곳 사전투표소에서 이틀간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5일과 6일 양일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별도 신고 없이 누구나 전국 각지의 사전투표소에서 신분증을 갖고 가면 투표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표 금지한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이라는 것이다.

여야가 핵심 지지층의 결집, 투표율 끌어올리기를 최대 승부처로 보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의 한계가 도드라지고 있다.

바로 여론조사업체가 난립하고 서로 다른 모집단 추출로 인한 조사 결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여론조사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선거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맞붙은 '인천계양을' 여론조사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이 3월 29일 서울 동작구 성대시장에서 장진영(동작구갑), 나경원(동작구을)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가 3월 28일 서울 중성동구갑을 후보 전현희, 박성준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쪽에서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이재명 대표가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앞선다는 상반된 조사 결과도 나와 세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달 25~26일 양일간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1)한 결과, 이재명 후보(46%)와 원희룡 후보(42%) 간 격차는 4%p에 불과해 오차범위(±4.4%p) 내 초접전을 보였다.

반면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3일간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2)한 결과, 이 후보 51% 대 원 후보 34%로 오차범위 밖 17%p 격차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일보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3)한 결과, 이 후보 47.7% 대 원 후보 44.3%로 오차범위 내 초박빙이었다.

이에 반해 SBS 의뢰로 입소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4)한 결과, 이 후보 55% 대 원 후보 37%로 오차범위 밖 18%p 격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시기는 일부 겹치지만 특정 조사시점과 표본 추출 모집단, 응답률, 조사방법, 질문 순서 등 여론조사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펼쳐진 '해프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500명 조사 표본 중 '정치 적극 참여 응답자' 20명만 다르게 답해도, 10%p 가까운 격차가 뒤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 참여 의도를 적극 가진 유권자만 응답을 반복적으로 하여, 기존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현실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론' 성격이 짙어, 이를 감안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응답을 덜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과대 대표된다는 점도 불거지고 있다.

접전지일수록 민주당 핵심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답변에 열심히 응해,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에 거품이 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해 격돌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국민의힘 후보).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와 관련해 양당 대표는 단호하다. 여론조사를 있는 그대로 믿지 말고, 투표장에 나와 지지 후보에게 표를 몰아 달라는 주문이다. 총선이 단 5일 남은 이상,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 후보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사거리 지원 유세에서 "여러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결과가 지금까지 총선에서 맞은 적이 별로 없다"며 "깜깜이 기간 동안 마음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러분이 투표장으로 나가면 범죄자들을 막을 수 있고, 나가지 않으면 범죄자들이 대한민국을 망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또한 4일 부산 중구영도구 지원 유세에서 "앞으로 온갖 해괴한 여론조사가 나올 것"이라며 "여론조사 앞으로는 완전히 외면하라, 지금 중요한 건 투표하면 이긴다, 포기하면 진다, 딱 두 가지"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총선 접전지 당락 결과는 안갯 속이다. 표본 대표성의 문제로 여론조사 신뢰도가 추락한 이상, 각 후보들이 혼신을 다해 단 한 명의 유권자라도 그 마음을 돌리고자 애쓰는 방법 외에 없다.


1) 뉴스1이 의뢰해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24년 3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추출틀에서 통신3사 가입자 리스트로부터 무작위 추출한 무선전화면접 100%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18.5%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4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 KBS가 의뢰해 ㈜한국리서치가 2024년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추출틀에서 통신3사 가입자 리스트로부터 무작위 추출한 무선전화면접 100%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13.6%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4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3) 경기일보가 의뢰해 미디어리서치가 2024년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추출틀에서 통신3사 가입자 리스트로부터 무작위 추출한 무선ARS 90%, 유선전화번호 RDD 추출틀에서 15개 국번별 무작위 생성 및 추출한 유선ARS 10%로 실시했다. 무선 응답률 11.4%, 유선 응답률 1.1%, 전체 응답률은 5.7%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3년 1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4) SBS가 의뢰해 입소스㈜가 2024년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인천광역시 계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추출틀에서 통신3사 가입자 리스트로부터 무작위 추출한 무선전화면접 100%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16.6%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4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