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목표수준에 수렴할 때까지 긴축기조 지속"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기 및 물가를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물가가 목표수준인 2%에 수렴할 때까지 긴축기조를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월 11일 서울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4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작년 1월 연 3.25%에서 3.5%로 인상한 이후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망대로 금리가 동결되면 기준금리는 10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된다.

한은은 ‘라스트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지난달 14일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공고히 했다.

보고서는 “섣부른 긴축 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 위험 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위험을 유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시간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물가안정목표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하기 위한 마지막 걸음인 라스트마일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 물가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2%에서 올해 1월 2.8%까지 내려왔지만 2월(3.1%)에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달에도 2월과 같은 3.1%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국내 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물가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웅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유가와 농산물 가격 움직임에 따라 매끄럽지 않을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물가목표 수렴 확신을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