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출신' 전희경 국민의힘 후보 vs '영입 신인' 박지혜 민주당 후보
KSOI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 접전' 치열…민주당 텃밭 맞나?
30대 여성 유권자 "교통 문제라도 제대로 해결하는 정치인으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년 넘게 대체 몇년 째냐. 28년인가? 그동안 제대로 발전한게 뭐가 있나? 이젠 시원하게 다 바꾸었음 좋겠다. 이것저것 나간지 몇년 째인데 다른 지역에 비하면 바뀐게 없다."

지난 4일, 본보가 '6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배출했던 의정부시를 찾아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시민들의 목소리는 매서웠다.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어떤 후보가 의정부시를 확 바꿀 수 있을지 가늠하는 유권자가 상당수였다.

본보가 주로 찾은 곳은 문 전 국회의장이 제17대부터 20대까지 휩쓴 의정부갑 선거구다.

60대 초반의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한 남성 유권자는 본보의 취재에 "민주당이라면 신물이 난다"며 "28년째 이게 뭐냐, 그동안 민주당이 의정부에 해준게 뭐냐"고 물었다.

그는 "인근 다른 곳에 비하면 의정부는 역차별을 당해 왔다"며 "정치인들 말을 어디까지 믿을지, 믿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십몇년이고 뭐고 28년? 30년 가까이 민주당이 독식했지만 지역 개발이 속시원히 해결된게 없다"며 "군사도시로 희생된 부분이 크지만, 그동안 젊은 사람들이 떠날 수 밖에 없도록 민주당 정치인들이 방치한게 더 크다고 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 의정부갑 선거구의 한 교차로에서 국민의힘 전희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후보의 선거 플래카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독려 플래카드가 나란히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규태 기자


50대 중반의 한 여성 유권자는 본보 취재에 "역대 선거를 보면, 양당 모두 의정부 토박이 보다는 내려꽂기 낙하산 인사를 보냈다"며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의정부가 배출한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었기에 지역의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나온 후보들을 보면 여당은 의정부 출신이면서 전직 의원 및 대통령실 비서관을 지낸 여성 정치인을 내세웠지만, 야당은 기후변화? 기후 뭐 그런걸 하는 영입인재 변호사를 내보냈다"며 "민주당은 이 의정부가 그냥 자기네 텃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의정부 출신도 아닌 사람을 갑자기 내려보내면 여기 사람들이 쉽게 뽑아준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기 사람들, 당만 보고 뽑는 것 같지만 그 사람이 걸어온 이력과 공약, 전반적인 역량을 재고서 한 표를 던진다"며 "민주당은 의정부 지역 민심을 쉽게 생각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대 중반의 또다른 여성 유권자는 본보 취재에 "의정부에 살다 보면 아이 키우기 좋다는 생각도 들지만 남편이 출퇴근 멀리 하는 걸 보면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게 사실"이라며 "통근 문제, 교통 문제라도 제대로 해결하는 정치인이 의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이 유권자는 "정치인들이 맨날 내뱉는 개발 공약이고 뭐고 다 좋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 교육을 의정부 안에서 충실히 잘 했음 좋겠다"며 "이번 총선에선 후보들의 교육 공약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40대라고 소개한 의정부 거주 택시 운전기사는 본보의 취재에 "제가 여기 살면서 5년 넘게 택시를 몰고 있지만, 요새처럼 민심을 읽기 힘든 나날도 없는 것 같다"며 "손님들을 태우고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나누지만 이번 선거 얘기가 나오면 다 들쭉날쭉하다, 민주당 후보가 쉽게 이기기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4일 발표한 경기 의정부갑 여론조사** 결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후보(46.7%)와 전희경 국민의힘 후보(38.3%)가 8.4%p 격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상 누가 앞서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는 혼전인 것이다. 

이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1.2%에 달해, 남은 선거기간동안 사력을 다해 유권자들을 만나고 한 표를 더 얻는 측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의정부갑 선거구 현장에서 확인한 분위기는 '백중세'였다.

전희경 국민의힘 후보는 집권여당 국회의원 및 용산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경력을 내세워 지역 개발 등 당정을 아우르는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맞선 박지혜 민주당 후보는 영입인사로 자신이 정치신인인 점을 감안해, 새로운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오는 10일 밤 누가 의정부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의정부갑 유권자들의 표 하나하나가 모여 결정할 전망이다.


** 4월 3일 하루 동안 경기 의정부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4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전화면접(CATI) 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1.2%. 통계보정은 2024년 3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p다. 자세한 여론조사 소개는 KSOI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