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화 건설부동산부장.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사퇴'

나흘 만에 잇따른 CEO 교체 소식에 건설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건설통’으로 불린 정두영 전 대표는 2022년 10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990년 신세계로 입사해 30년 넘게 신세계건설에서 근무했다.

마창민 전 대표는 대림산업에서 건설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DL이앤씨의 초대 수장으로 의미를 더한다. 2021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 4개월 만에 사임의사를 밝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대표 모두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이 결정됐음에도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릴레이 CEO 경질 인사. 원인은 건설업계 침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 수입은 감소하고, 공사비 급등에 비용이 증가하며 사업성은 더욱 악화됐다.

실제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187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120억원 대비 무려 1459.6% 폭증한 수치다. 2022년 말부터 부진한 지방사업장의 분양실적이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DL이앤씨도 마 전 대표 재임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DL이앤씨 영업이익은 2021년 9572억원에서 2022년 4969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 또다시 33.5% 급감하며 3306억원을 기록했다.

   
▲ 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비단 신세계건설과 DL이앤씨 만에 문제가 아니다. 국내 건설사 최고경영자 태반이 가시방석이다.

올해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는 총 9곳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증가한 것으로, 15개 건설사가 부도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건설사 폐업도 증가했다. 올해 1월과 2월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68건으로, 전년 동기 51건보다 33.3% 늘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도 377건에서 426건으로 증가했다.

벼랑 끝에 선 건설사들은 인적 쇄신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최고경영자 교체라는 고강도 카드까지 꺼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매서운 칼바람은 재도약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위기를 보란듯이 극복해온 굴지의 건설사들이다. 새로운 리더십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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