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쟁의권 확보" vs DX노조 "파업 참여 안해"
양대 노조 의견 충돌…"파업 하더라도 힘 빠질 듯"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양대 노조인 전삼노와 DX노조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파업 시동에 힘이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 내 총 5개 노조의 조합원 총 2만7458명 중 2만330명이 찬성(찬성률 74%)해 쟁의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양대 노조인 전삼노와 DX노조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파업 시동에 힘이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찬성 인원중 91%에 해당하는 1만8455명은 쟁의행위를 주도하고 있는 DS부문(반도체) 중심의 전국삼성전자노조로, 지난 3월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처분을 받은바 있다.

반면 전국삼성전자노조에 이어 두 번째로 구성원이 많은 DX부문 노조는 전체 노조원 6210명의 약 3분의 1(33.6%)만 찬성함에 따라 쟁의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DX노조는 자체 홈페이지에 찬반투표가 부결됐음을 공지하고 쟁의행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반도체와 DX, 양부문의 대표노조간 행보가 갈린 것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인 전 조합원의 과반 찬성률을 확보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자 양대 노조의가 사실상 의견을 달리하게 되면서 삼성전자 첫 쟁의행위는 다소 힘이 빠질 전망이다. 

조합원이 동의하지 않은 수원, 구미, 광주 등 DX 부문 사업장에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삼성전자의 교섭대표노조라는 명분하에 교섭과 각종 조합활동을 주도해 왔지만, 실상을 살펴 보면 대부분 DS부문 중심으로 조합활동을 해 왔다. 

그러다 최근 DX 부문 직원들로부터 'DS부문만 신경쓰는 반쪽짜리 노조'라는 평가를 받고 지지를 받지 못했고, 이번 DX 노조의 쟁의행위 부결로 인해 그 한계가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오히려 블라인드에는 "작년에 대규모 적자였던 반도체 직원들이 PS를 못 받자 임금인상률을 높여 달라며 생떼를 쓰고 있는 것 같다"는 글이 게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가 회복기에 있는 시점인 만큼, 조합의 쟁의행위 등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된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노사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여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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