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대중공업 기술 배우자"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중공업이 인도국영가스회사(GAIL)에 이어 인도 국방부 산하 조선소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 산하 최대 국영 조선소인 힌두스탄 조선소가 연내 발주 예정인 군수지원함 5척을 현대중공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척당 약 3540억원이 투자되는 군수지원함은 함속 최대 16노트, 항속거리 1만2000마일 성능을 갖추고 탄도 무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 나렌드라 모디 총리(왼쪽)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지난 5월 울산 현대중공업 선박건조 현장에서 환담을 나누는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힌두스탄 조선소의 N.K. 미슈라 회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선도함 1척을 건조하는 기간에 힌두스탄 조선소의 기술자들을 현대(중공업)에 파견해 경험과 기술을 습득하고 현대중공업의 기술 지도를 받아 나머지 4척을 인도 현지에서 건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을 향한 인도의 관심은 울산 조선소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인도 모디총리는 지난 5월 한국 방문당시 짧은 일정에도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직접 찾아가 최길선 회장 등 경영진과 LNG선 사업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현대중공업과 고위 대표단은 지난달 인도를 방문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석유부 장관을 만나 인도 국영가스회사 GAIL의 LNG 운반선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GAIL은 오는 2017년부터 20년간 미국산 LNG를 자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7조2500억원을 투자해 LNG 운반선 9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지난 2월까지 4차례 발주를 시도했지만 입찰에 응한 업체가 없어 무산됐다.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에 따라 LNG선 9척 중 3척을 인도 조선소에서 제작해야한다는 조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힌두스탄 조선소와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지만 상호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는 7517㎞의 긴 해안선을 가졌음에도 해운산업과 항만이 발전하지 못했다. 조선산업도 군함이나 소형 선박을 만드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인도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해운업과 조선산업의 현대화를 추진하며 인도 인프라 확충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인도 정부는 조선산업과 선박 수리분야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100%까지 허용하며 모든 타입의 배를 획득할 수 있도록 자동승인을 허용하는 등 조선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75년 국내 최초로 ‘한국형 전투함 건조업체’로 지정된 이후 초계·호위함 12척, 구축함 3척, 잠수함 3척, 이지스함 2척 등 총 70척이 넘는 함정을 건조했으며 지난달  조선소그룹 기준 수주잔량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조선소로서의 역량을 굳건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