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문진, 9일 성명서 통해 정치 공방 비판
"과도하게 9번 사용...조국 신당 지지로 보여"
[미디어펜=조우현 기자]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3인(김병철, 지성우, 차기환)이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9주년 기념 방송이 결방된 것에 대해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결방은 정치적 외압의 결과가 아닌 MBC의 자율적 편성 결과라는 것이다.

이들은 9일 성명서를 통해 "MBC 유명 예능 복면가왕 9주년 기념 방송이 결방되자 한겨레 신문은 조국 신당의 9번이 연상될 수 있어 방송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며 "그러자 야당은 정부, 여당이 MBC에 압력을 가해 방송을 연기하게 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사진=연합뉴스


이어 "MBC 안형준 사장은 9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출석해 방송 연기는 온전히 MBC의 자체 심의 과정에서 이뤄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기념 방송에서 과도하게 9번을 사용해 조국 신당에 대한 지지 유도로 보일 수 있다고 해 실무자 협의 끝에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 부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복면가왕 방송 연기에 대한 방문진 이사 3인의 성명>

- MBC의 자율적인 편성 결과를 정치적 공방의 재료로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

MBC의 유명 예능 방송 복면가왕 9주년 기념 방송이 결방되자, 이 결방에 정치적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한겨레 신문은 지난 4월 7일 MBC가 복명가왕 9주년 방송 내용이 ‘은하철도 999’ 등 9를 강조하는 내용이 있어 조국 신당의 9번이 연상될 수 있으므로 총선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방송을 연기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야당은 정부, 여당이 MBC에 압력을 가하여 방송을 연기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비판하였고, 여당은 그런 압력을 가한 사실이 없으므로 MBC는 그대로 방송을 하라고 되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MBC 안형준 사장은 4월 9일 방송문화진흥회의 정기이사회에 출석하여 위 문제에 관하여 발언을 하였는데 위와 같은 방송 연기는 온전히 MBC의 자체 심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MBC는 자체 방송심의에 관한 사규가 있고, 복면가왕 프로그램도 이러한 심의 대상에 해당된다. 이러한 MBC 내부 소속 심의위원이 복면가왕 9주년 기념 방송에서 과도하게 9번을 사용하여 조국 신당에 대한 지지 유도로 보일 수 있다고 하여, 이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을 담당 PD에게 전달했고, 편성 부문과 예능 부문의 실무자가 협의하여 이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안형준 MBC 사장은 자신도 편성 자체에 관여할 수 없고 위 건에 대하여는 사후에 방송을 연기하기로 결정하였다는 보고만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문제가 된 복면가왕을 본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 방송은 다음 3가지 경우를 상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러한 방송이 조국 신당 9번을 연상케 하는 것이 사실인 경우이다. 이러한 방송을 그것도 선거 앞두고 하는 것은 사규 6조의 2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서 징계 대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송을 금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두 번째는 이러한 방송이 조국 신당 9번을 연상케 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 경우 방송 제작한 예능 PD는 자체 심의 규정 제10조에 따라 이의신청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담당PD의 이의신청은 전혀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부가 애매한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라면, 선거를 앞두고 오해 소지 있는 방송을 하지 않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올바른 태도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방송에 대하여 확정 판결 전에도, 그 방송을 결방 또는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MBC의 자체적인 심의 과정에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기 위해 결정한 내용을 마치 정치적인 외압에 의한 것인 양 정치적 공세의 재료로 삼은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고 방송사의 자율적인 편성을 존중하여 줄 것을 촉구한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병철 지성우 차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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