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 하반기 늦춰져…환율도 '급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계산식도 복잡해지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문제와 밸류업 프로그램에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이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지난밤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 등이 증시에 복합적인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계산식도 복잡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대 총선이 마무리된 현시점 국내 증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야권의 압승은 여당 국민의힘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금투세 폐지는 물론 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동력까지 감소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허나 이는 22대 국회 구성 이후의 사안일 뿐, 지난밤은 개미들에겐 미국발 이슈로 인한 충격이 훨씬 크게 다가왔다. 우선 미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발표된 3월의 CPI는 또 다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CPI가 1‧2월에 예상보다 높게 나왔던 만큼 이달에는 전월 대비 0.3% 상승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임대료와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또 다시 한 달 만에 0.4%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상승했다.

수치 발표 이후 미 증시는 실시간으로 수직 낙하를 시작했고, 결국 미 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루 만에 1%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많이 떨어져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엔비디아가 약 2% 반등했을 뿐 주요 종목들 대부분이 떨어졌다.

더 큰 혼란은 이후 국채금리에서 찾아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올해 6월’에서 7월이나 9월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순식간에 4.5%선을 뚫었다. 

달러 가치도 급등해 원‧달러 환율은 1360원을 넘겼다. 국내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하루 사이에 2중‧3중의 악재가 덮쳐온 셈이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밤엔 CPI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시장에 낙관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인플레이션 반등을 계절적 요인으로 치부했던 파월 의장의 변명이 궁색해졌다”면서 “지난해 말 연준 인사들의 긍정적 인플레이션 평가는 5-6개월 정도의 데이터에 기반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첫 금리 인하는 빨라야 9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로 높은 주거비 부문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 경제는 분명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물가 안정에 대한 뚜렷한 신호를 확인하기 전까지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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