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위원). /사진=KB증권 제공
요즘 투자자들의 핸드폰에는 여러 증권사 어플이 있다. 공모주 청약 열기가 불러온 현상이다. 간밤에 미국 증시가 올랐는지 내렸는지 물가, 환율이 어떤지는 잘 모르는 초보투자자들도 공모주 투자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공모주는 어떻게 전국민의 관심을 받게 되었을까? 지난 2월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약 76개사(총384 개사) 기업이 IPO로 증시에 입성했는데, 해당 기업들의 첫날 시작 주식가격과 마감 주식가격은 평균 약 20~80%로 형성됐다. 공모주 청약 후 배정 받은 주식을 상장 당일에 매도했다면 확률상 꽤 괜찮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만큼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A사의 공모주는 공모가격(25만원) 대비 상장 첫날 27% 오른 3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3억원을 청약했을 때 ‘비례배정 방식’으로 1주를, ‘균등배정 방식’으로는 100명 중 6명만이 1주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관심이 높고 공모 물량이 적은 공모주는 돈이 많았거나 운이 따랐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공모주는 주관 증권사에서만 청약이 가능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공모주 투자를 위해 일일이 청약스케줄을 챙기고 해당 증권사 방문 또는 어플을 사용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있다. 

이 같은 번거로움 없이 공모주를 투자하고 싶다면 ‘공모주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펀드는 운용사 및 펀드 매니저의 전문적인 분석과 투자 경험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펀드로 공모주를 투자하면 1만원 소액으로 큰 발품 없이 공모주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모주 펀드는 투자대상에 따라 크게 △일반공모주 △하이일드공모주 △코스닥벤처공모주 3가지로 구분한다. 우선 ‘일반공모주’ 펀드는 보통 10~30% 정도를 공모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채, 우량 회사채,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하이일드공모주’ 펀드는 채권 비중을 60% 이상, 이중 신용등급 BBB+급 이하 45% 이상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벤처’ 펀드의 경우 벤처기업 주식 자산에 50%이상 편입 의무가 있다. 하이일드나 코스닥벤처 주식의 경우 투자정보의 제한과 우량 채권 및 주식과 비교해 상대적 위험도가 높아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펀드매니저등 전문가 그룹을 통해 펀더멘털, 신용도, 향후 성장성 등의 분석을 거처 분산투자 및 위험을 관리하는 간접투자방법이 효율적일 수 있다. 

‘하이일드공모주와 코스닥벤처공모주’ 펀드는 일정 요건 등을 충족하면 규정 또는 법상 펀드에 투자 혜택 및 투자자에게는 세제 혜택을 준다. 투자 혜택은 공모주 물량을 우선해서 받을 수 있는 우선 배정 혜택이고, 세제 혜택은 각각 분리과세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여러 브랜드를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신발매장처럼, 하나의 펀드에서 이 3가지 유형 공모주 펀드(일반·하이일드·코스닥벤처)로 분산투자 효과를 추구하는 재간접 펀드(펀드가 다른 펀드를 편입하는 방식)도 있다. 투자 초보라면 한 펀드로 다양한 공모주 유형 및 전략 등을 경험 할 수 있으니 참고할 만 하다.

한편 펀드 투자 전 3가지를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성향에 맞고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공모주 및 공모주外 투자자산의 기대수익, 원본 손실 가능 위험성 그리고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 및 보수 등의 각종 비용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공모주 시장은 2022년 LG에너지 솔루션 IPO 이후, 글로벌 고금리 등의 여파로 주춤한 모습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 등 중대어급 IPO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올해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분위기 속 규모 있는 기업공개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공모주 투자에 다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유승민(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위원)

 ※동 의견은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소속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