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중국이 3일 베이징에서 진행한 전승절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전략무기를 비롯한 신형 군사 장비를 대거 공개해 보다 강력해진 군사 위용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이날 열병식에 참가한 27개 장비부대는 미사일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 종, 500여 개의 무기·장비를 선보였으며 무기는 전부 중국산, 그 중 84%가 이번에 외부에 첫 선을 보인 최신형이다.

이와 함께 현재 실전 배치했다고 전해진 ICBM '둥펑(DF)-31A'를 재공개했다. 사거리 1만1210km로 미국 본토 대부분에 도달 가능하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 중국이 3일 베이징에서 진행한 전승절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전략무기를 비롯한 신형 군사 장비를 대거 공개해 보다 강력해진 군사 위용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사진=YTN 뉴스 캡처

중국이 이날 공개한 두 IBRM 'DF-21D'와 'DF-26'은 실전배치 사실만 확인됐고 주요 제원 관련 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수준이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역내 군사적 긴장을 고려해 그 전략적 가치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이번에 중국이 경제규모에 걸맞은 군사굴기(軍事崛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 의지를 과시하고자 열병식을 기획한 만큼 특히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국들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로 두 미사일을 선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 중국 분쟁국들과 사실상 '연합전선'을 형성하려는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도 두 미사일은 위협요소다. 분쟁 수역에 진입하는 미 항공모함 전단은 물론 태평양상 전략기지인 괌도 타격할 수 있어서다.

중국이 두 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지상 레이더·무인기를 비롯해 위성까지 아우르는 정찰자산을 통해 항모 전단 등 분쟁 수역 내 미국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항모 킬러’로서 1666~2778㎞로 추정되는 사거리를 보유한 대함미사일(ABSM) DF-21D는 2011년 중국 정부가 처음 배치 사실을 확인했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있었다.

탄도미사일은 낙하 시 마하 10 이상의 속도를 내기 때문에 함대 방어 시스템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DF-21D가 함정처럼 이동 표적과 전자방해 체계에 대해 제대로 시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 항모전단을 소문처럼 일격에 괴멸시킬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DF-21D의 파생종인 DF-26은 사거리 3000~4000㎞로 괌을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는 별명이 있다. 특히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을 통해 지상에서도 항모 전단을 공격할 수 있다.

중국 군사 기술 전문가인 릭 피셔 미 국제평가전략센터(IASC) 소속 선임 연구원은 DF-21D와 DF-26 두 미사일은 "미국과 러시아에서는 보기 힘든 IRBM 전력 과시"라면서 "특히 DF-26은 일본-대만-필리핀 지역에서부터 괌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지역이 중국의 핵 타격 영향권에 들어간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군사 정보 컨설팅 전문업체인 IHS 제인의 테이트 너킨 국장도 CNN과의 회견에서 중국의 '미사일 굴기'는 미국의 전력 투사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태 지역 우방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차세대 핵전략 ICBM '둥펑(DF)-31B'와 '둥펑(DF)-41'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미사일 외형 공개 시 사거리, 운항 속도 등 주요 제원에 관한 정보가 노출, 분석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