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선 '아슬아슬'…환율 부담도 가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 장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달 하순 2780선 근처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이제 2600선 사수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 장세로 접어들었다. 사진은 2022년 09월22일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사진=KB국민은행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강한 조정장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이는 특히 어제인 지난 16일 장세에서 두드러졌다. 하루 동안에만 코스피 지수가 2.28%, 코스닥 지수가 2.3% 빠지며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각종 대형 주식카페나 종목토론방 등에는 ‘전쟁을 우리가 하는 거냐’는 자조와 한탄이 가득 넘쳤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격화로 중동 정세가 위태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 급등과 그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10년물 기준 연 4.6%를 넘기며 급등하고 있는 배경에도 이러한 맥락이 깔려 있다.

한국의 경우 환율 이슈가 더해진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2년 가을 이후 다시금 달러당 1400원대로 치솟아 소위 ‘킹달러’의 귀환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런데도 투자자별 매동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특히 외인들은 지난 16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2726억원, 1586억원어치를 던졌다.

전문가들 다수는 이번 조정장이 ‘폭락장’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진 않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1분기 내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쉬어갈 타이밍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특히 전 세계 증시 상승세를 맨 앞에서 이끌었던 엔비디아 주가가 900달러 밑에서 횡보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부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나 기관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저점 신호’가 언제쯤 포착될지를 예민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칫 너무 빠르게 매수를 시작할 경우 저점 손절을 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시점 지연 등 추가적인 주가 하락 리스크가 존재한다”면서 “지난 1월 주가 급락 당시 코스피 하방 지지선이었던 2510까지 주가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나 연구원은 “위 하락 요인들이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흐름을 바꾸는 요인은 아니라는 점에서 코스피 2500대에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면서 “대외적인 이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관련주 반도체‧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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