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혼조세…국내 증시 역시 큰 타격 없어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강력한 매파(통화 긴축선호) 발언에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최근 더 많은 데이터들은 견조한 성장과 지속적인 노동시장의 힘을 보여주었지만 이것은 인플레이션 목표 2%에 복귀하는데 올해 진척이 더 부족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어 “최근 데이터들은 우리에게 분명히 (금리 인하를 위한)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대신 데이터들은 그 확신을 달성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최근 23년이래 가장 높은 5.25~5.5%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지난달 점도표에서 밝힌 올해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입장에서 두 차례로 후퇴했다고 평가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5% 상승해 지난해 9월(3.7%)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전망치(3.4%)보다 높은 수준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긴축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포럼의 연설에서 “입수되는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적임을 시사한다면 현재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더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도 뉴욕증시는 급락하지 않았다. 혼조세를 나타냈을 뿐이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3.86포인트(0.17%) 오른 3만7798.97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우량주로 이뤄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41 포인트(0.21%) 떨어진 5051.4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77포인트(0.12%) 내린 1만5865.25로 장을 끝마쳤다.

시장이 현재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사실을 소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파월 의장이 단호하게 매파적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했다”면서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 역시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17일 오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2609.63)보다 9.52포인트(0.36%) 오른 2619.15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32.81)보다 6.49포인트(0.78%) 상승한 839.30에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경계성 발언 및 그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에도, 엔비디아(1.6%), AMD(2.0%) 등 인공지능(AI) 관련주 반등에 따른 미국 증시의 낙폭 제한 소식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 또한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장중에는 낙폭과대 및 기술적 매수세 유입 여부, 원·달러 환율 변화 등에 주목하면서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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