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공격적 마케팅에 '빚투' 늘어 "외인 매수 주목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초 이후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빚을 내서 투자(빚투)에 나선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장중 반대매매가 속출하는 등 불확실성도 커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특히 간밤 ASML 실적 쇼크‧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의 주가 급락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개미들 다수가 매수한 반도체 섹터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 연초 이후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빚을 내서 투자(빚투)에 나선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 ‘경고음’이 하나둘씩 켜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연초 내내 상승을 해왔던 흐름이 완전히 반전되면서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 증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밤 ASML‧마이크론‧엔비디아 주가가 모두 3%~7%대의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전 세계 증시를 앞쪽에서 이끌었던 반도체 섹터에 대한 경고음이 켜진 모습이다. 특히 미국 반도체 대형주들의 주가 흐름은 국내증시 대장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국내 투자자, 그 중에서도 개미들의 대비 상태가 그리 탄탄하지 않다는 점이다. 연이은 상승 장세로 다수의 개미들이 빚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용공여 잔액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9조3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렸다가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빚투의 ‘총알’ 격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초부터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금리인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선바 있다. 다수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시장의 분위기에 호응하는 흐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빚투 규모가 하락장에선 고스란히 시장 전체의 불확실성으로 비화된다는 점이다. 당장 이달 들어 시작된 급락장으로 이번 주 들어서부터는 곳곳에서 반대매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대매매란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만기기간 내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말한다.

이날인 18일 국내 증시가 반등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방향이 다시 아래쪽으로 꺾일 경우 장중 반대매매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일평균 53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선 76억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증시가 건전한 재상승 동력을 갖추려면 반대매매로 인한 고통의 구간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당분간 자세를 낮추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 전환하는 시점까지는 시장을 충분히 관망하는 스탠스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