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구미현씨 부부 사내이사 선임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오너가 남매간 갈등으로 구지은 아워홈이 사내이사에서 빠질 위기에 놓였다. 최근 아워홈은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이후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받아온 만큼, 임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사진=아워홈 제공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 등 사내이사들의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6월 끝난다.

이날 구지은 부회장의 언니인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비상장사인 아워홈 지분은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전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구미현씨는 장녀이고, 구지은 부회장은 세 자매 중 막내다. 

구미현씨는 그간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 측 손을 들어주면서 구지은 부회장 재선임이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지분 20.06%를 보유한 장녀 구미현씨는 이전 분쟁에서도 ‘키맨’ 역할을 했다. 

현재 아워홈 대표인 구지은 부회장은 2016년 말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잠시 회사를 떠났다. 이듬해인 2017년 구지은 부회장은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했으나,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회장 편에 서면서 전문경영인 영입 안이 부결됐다. 구본성 전 회장에 대한 재신임으로 끝났다. 

그러나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구미현씨는 입장을 바꿨다.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되고, 언니 구미현씨 몫까지 우호지분으로 업은 구지은 부회장이 5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2022년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지분 매각 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에서 장녀 구미현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참한다고 발표하면서 또 다시 남매 전쟁이 발발했다. 같은 해 7월 구 전 부회장 측은 신규 이사를 선임하겠다며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했으나, 주주 과반수 반대로 무산됐다. 

이로써 구지은 대표 체제가 확고해진 듯 했으나, 이번에 구미현씨가 다시 구본성 전 부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균열이 생겼다. 

   
▲ 아워홈 CI/사진=아워홈 제공


아워홈은 오는 6월 구지은 부회장 임기 만료 전까지 다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를 추가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오너리스크가 반복되면서 회사 내부는 불안감과 피로도가 높아졌다. 

아워홈은 2020년까지 적자기업이었으나, 구지은 대표 취임 이후 1년 만에 2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임직원들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서도 실적개선의 공이 큰 구지은 부회장을 응원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지은 부회장은 2024년 시무식에서 “글로벌사업부는 신규 수주 확대, 기내식 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100% 실적을 회복했으며, 외식과 HMR사업부 역시 신규 매장 오픈과 프리미엄 브랜드 구씨반가 출시 등 B2C 시장 공략을 위한 도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울러 “2024년을 “뉴(NEW) 아워홈을 향한 변곡점의 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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