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심 은폐' 논란을 일으킨 이민호 심판위원이 계약 해지라는 최고의 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이날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 경기 중 ABS(자동 투구 판정시스템) 판정 관련 실수 및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그 공정성을 훼손한 심판 3명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인사위원회 결과 당시 심판 조장이었던 이민호 심판위원은 계약 해지됐다. 계약 해지는 사실상 해고로 가장 강력한 징계라 할 수 있다.

문승훈 심판위원은 규정이 정한 정직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를 받았으며, 정직이 종료되면 추가로 인사 조치된다. 추평호 심판은 3개월 정직(무급) 징계를 받았다.

   
▲ ABS(자동 투구 판정시스템)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 오심을 한 후 이를 은폐해 논란을 일으켰던 심판위원들이 최고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 /사진=SBS 뉴스 캡처


KBO는 "이번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은 징계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14일 NC-삼성전에서 이민호 심판 조장은 1루심, 문승훈 심판은 주심, 추평호 심판은 3루심을 맡았다. 주심과 3루심은 ABS가 판정한 스트라이크 또는 볼을 인이어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상황은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삼성 공격 2사 1루 이재현의 타석에서 벌어졌다.  NC 투수 이재학이 이재현에게 2구째 투구를 한 순간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김지찬은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삼성 측의 비디오판독 요청 끝에 세이프로 정정됐다. 2구째는 '볼' 판정을 받았다.

이 2구째 볼 판정이 문제였다. 이후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져 3볼-2스트라이크가 된 상황에서 강인권 NC 감독이 문승훈 주심에게 'ABS 판정 결과를 전달받는 KBO 태블릿PC에는 2구째가 스트라이크로 나왔다'며 항의했다. 만약 2구째가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였다면 이재현은 이미 삼진 아웃이 됐어야 했다.

이에 심판진이 모여 4심 합의를 진행했고, NC 측의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다음 투구가 진행돼 어필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 심판진이 밝힌 이유였다.

하지만 4심 합의를 하는 과정 중 이민호 심판 조장이 "(ABS 판정)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것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한 말이 고스란히 TV 중계에서 들렸다.

문승훈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전달된 판정을 '볼'로 콜하는 오심을 범했는데, 이를 은폐하려고 심판들이 말을 맞춘 것으로 여겨지는 발언이었다. 이런 지시를 한 이민호 심판 조장은 계약 해지를 당했고, 판정 실수를 한 주심과 인이어로 판정을 듣고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3루심도 3개월 정직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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