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요직에 김윤덕·김우영·이한주 등 '찐명' 인사 임명
원내대표 후보군 '교통정리' 속 국회의장 '선명성' 경쟁도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찐명(선명성 강한 친명 인사)’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당 지도부 내 '레드팀'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대비 선명성을 높여 총선 이후 정국 주도권을 지닌 야권 내 재편 움직임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 정책위의장 진성준 의원,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김우영 당선인, 민주연구원장에 ‘이재명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을 임명하는 등 신임 정무직 당직자 개편을 실시했다. 

   
▲ 더불어민주당 내 당직 개편 이후 '친명' 체제가 강화됐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을 향해 “총선 민의를 받들어서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돌보고 살릴 수 있도록 정책과 입법을 하는데 최선을 다해달라”며 “비판만 해선 안 되고 성과로서 유능한 민주당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가 완전한 친명 체제를 갖추면서 당내 ‘레드팀’ 역할이 사실상 사라졌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주요 비명(비이재명)계 세력 대신 강성 친명계 인사를 전진 배치하며 오는 8월에 열릴 예정인 차기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연임을 고려한 인사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직 개편) 민생과 개혁입법, 정책들을 흔들림 없이 임하고 당대표의 잔여임기가 있는데 그 기간동안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겠단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의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친명이나 비명(비이재명)으로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원내대표 및 국회의장 주요 후보군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친명계 서영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상 (해당 규정이) 있진 않으나 원내대표에 출마하면 최고위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냔 주장이 있었다”며 “내가 최고위원직을 임기 끝날 때까지 마무리하고, (먼저 출마를 선언한) 박찬대 최고위원만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것 당의 부담을 줄이고, 선출직으로서 뽑아준 당원과 국민의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 다른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성환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선 때까지 노력했지만 부족함이 많았던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겠다”며 차기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박 최고위원은 전날 주요 인사 중 처음으로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다음 달 3일 민주당 소속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참여하는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는 현재 박 위원 외에 4선을 달성한 김민석 의원도 또 다른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군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 역시 ‘선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6선을 기록한 조정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심과 민심이 무엇인지 안다”며 “이재명 대표와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될 때,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성과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도 국회의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더니 (이 대표가) 열심히 잘하라고 그랬다”고 전헀다. 진행자가 ‘명심(이 대표의 마음)은 나에게 있단 뜻으로 해석해도 되는가‘라고 되묻자 “당연히 나 아니겠는가”라고 답하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조 의원 뿐만 아니라 역시 6선을 달성한 추미애 의원과 5선 정성호 의원 등 주로 친명계 인사들이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의결 정족수를 현행 재적 의원 다수결에서 과반 득표로 강화하고 결선투표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은 친명계 인사들이 다수 후보군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국회의장 선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가 당내 요직에 포진되면서 친문계 인사들이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에서 당선된 박수현 당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조 대표와 박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각각 민정수석과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친명 강성 지지층은 박 당선인을 향해 ‘내부 총질’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이같은 친명 지지층이 반발과 관련해 “누구의 계파를 해본 적도 없다”며 “오로지 있다면 친민(친민주당), 민주당과 국민 계파”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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