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전 결과가 극과 극 상황을 불렀다. 승리해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일단 8강전에서 꽃길을 걷게 됐으며, 패배해 조 2위가 된 일본은 가시밭길로 내몰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2일 밤(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 일본전에서 이기며 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내용 면에서는 한국이 다소 밀렸고(볼 점유율 일본 60%-40% 한국) 슈팅수도 일본이 훨씬 많았지만(일본 15개, 한국 6개) 승리는 한국이 따냈다. 황선홍 감독은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일본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후반 30분 터진 김민우(뒤셀도르프)의 헤더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일본은 골 결정력이 너무 떨어져 수 차례 좋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차전까지 2연승으로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던 한국과 일본이지만 맞대결 결과 1, 2위로 갈린 결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있었다. B조 1위 한국은 A조 2위 인도네시아를, B조 2위 일본은 A조 1위 카타르를 각각 8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인도네시아와 카타르 중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은 역시 카타르다. 인도네시아도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전력이 많이 탄탄해졌고 조직력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이나 일본에게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 

반면 카타르는 중동의 강팀인데다 대회 개최국이다. 카타르는 안방대회 이점도 누리고 있다. 심판 덕을 상당히 보고 있는 것이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카타르와 맞붙어 선수 2명이 퇴장 당하며 0-2로 패했던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은 편파 판정에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일본이 카타르와 8강전을 치르게 되면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일본으로서는 카타르보다 휴식일이 하루 적은 것도 불리한 요인이다. 일본과 카타르의 8강전은 25일 밤 11시 열린다. 일본은 한국과 격전 후 이틀만 쉬고 경기에 나서는 반면, 카타르는 하루 먼저 조별리그를 마쳐 사흘을 쉴 수 있다. 더군다나 카타르는 2차전까지 치러 조 1위를 조기 확정해 마지막 3차전 호주전에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며 주전들의 체력 비축도 했다.

   
▲ 김민우가 0의 균형을 깨는 골을 터뜨리며 환호하는 가운데 일본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8강전은 26일 새벽 2시 30분에 펼쳐진다. 한국도 인도네시아보다 휴식일이 하루 짧지만 황선홍 감독은 8강전에 대비해 일본전에서는 로테이션을 가동, 핵심 주전 및 부상 선수들의 체력전인 부담을 줄여줬다.

이번 대회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고 있다. 3위 안에 들면 올림픽으로 직행하고, 4위를 하면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8강전에서 이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린다. 일본은 4강에 오르기 위해 카타르와 힘든 경기를 펼쳐야 한다.

한-일전 맞대결 결과가 이렇게 8강전에서 희비를 갈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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