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이후 분위기 변화 감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관련 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증권사들은 인기가 떨어진 ELS의 대안으로 원금 보장이 약속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수익을 매월 나눠 지급하는 ELB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 최근 증권사들은 인기가 떨어진 ELS의 대안으로 원금 보장이 약속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업계에서 ELB 상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일례로 지난 23일 신한자산운용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존추구형 ELB 상품을 출시해 206억원을 모집했다고 알렸다. 이 ELB는 국내 기준 AA-이상의 신용등급을 갖춘 증권사가 발행한 ELB를 여러 개 편입한 상품이다.

또한 수익상환 평가일에 코스피200지수 종가가 최초 기초자산 가격의 100% 이상이면 수익 조건이 충족되는 ELB다. 원금과 연 5.70% 수준(세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ELB 쪽으로 투자자들의 흐름이 옮겨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미 일선 증권사들은 ELS보다 ELB 쪽에 힘을 주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ELB 발행액은 작년 3월 8341억원에서 지난달 1조1994억원으로 1년 만에 44% 가까이 급증한 모습이다. 발행종목 숫자도 163개에서 209개로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ELS 발행금액은 2조7003억원에서 1조2378억원으로 급감했다. 1203개였던 종목 숫자도 559개로 줄었다.

일각에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월지급식 ELB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고 연 6%대 수익을 매월 나눠 지급하는 월지급식 ELB(3년 만기)를 오는 26일까지 공모한다. 회사 측 관계자는 “ELS보다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시장 금리보다 높은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있어 ELB가 떠오르고 있다”며 “ELB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물론 ELB라고 해서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약정 수익률이 높은 ELB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ELB는 원리금 지급형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발행사의 고유 재산과 분리돼 있지 않아 증권사 파산 시 정해진 수익 발생 조건이 달성된 경우에도 투자 원금과 수익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내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위험도가 낮아졌을 뿐 위험상품이라는 점에서는 ELS와 궤가 같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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