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대통령실에서 '차담 형식'…의제 제한없이 자유롭게 대화
윤 대통령, 국정운영 '모멘텀' 삼겠다 vs 이 대표, 국정 기조 '전환' 도모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첫 영수회담이 오는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다. 오·만찬이 아닌 차담 형식으로, 회담이 시작되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순대로 모두 발언이 예정되어 있고, 이후 비공개 회담을 갖는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은 26일 오전 회담 일정 등을 조율하기 위한 제3차 실무회동을 갖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의제를 제한하거나 특정 의제는 다룰 수 없다고 좁힌 것이 아닌, 모든 의제에 대해 열려 있는 자세로 영수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앞서 민주당은 1~2차 실무회동에서 총선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의제로 다루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제부터다. 첫 영수회담에 대한 양측의 의미 부여가 다소 다르기 때문에, 기대하는 바와 실제 성과가 다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일단 이재명 대표의 의견을 모두 경청하면서, 동시에 이번 영수회담을 향후 국정 운영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4.03.01.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시간 제한 없이 두 분이 말씀 길어지면 (회담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도 회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현안"이라며 "민생 현안, 국민적 관심사항들, 이런 부분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만남 속에서 '모멘텀'을 찾으려고 한다는 정도로 갈음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천준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번 영수회담은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없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국민이 원하는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의 방안을 도모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영수회담을 '국정 기조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천 실장은 회담 결정에 대해 "차담이 여러가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대화를 나누는 데는 더 유리하겠다고 판단했다"며 "국민 민생이 너무 어렵고 힘들고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두 분이 만나 시급히 해결 방안을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 대표의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라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이 부족한 편이지만, 만나서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자는 취지로 회담을 갖게 됐다"며 "'총선 민심'이 반영된 의제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총선 민심'에 대해 천 실장은 "'총선 민심'에 나타난 핵심적인 국민의 뜻은 민생을 살리라는 것, 국정 운영 기조에 변화하라는 것인데 국정 운영 변화는 윤석열 정부의 오만, 독선적 태도의 변화가 상징적"이라며 "그와 관련된 구체적 현안들이 있을텐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영수회담을 29일로 정한 것에 대해서도 천 실장은 "양측 일정을 고려해서 가장 빠른 날짜가 월요일(29일)이었다"며 "회담을 하겠다고 결정한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회담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측이 일정부분 시간끌기 전략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 등 절박함이 없어보였지만, 하루라도 빨리 만나자는 이 대표의 결단으로 29일 영수회담이 열리게 됐다.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가 오갈 예정이지만, 거의 모든 이슈를 망라한 이 대표의 의제에 윤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고 답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처음으로 갖는 양자 회담이다. 양측의 허심탄회한 대화와 해법 도출을 통해 국정 현안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