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인증, 동물실험·동물성원료 제외해야
시장 규모 2025년 23조까지 성장 전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건(Vegan) 인증을 받은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까지 의약품 특정 성분을 접목한 식품이나 화장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비건 트렌드에 발맞춰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제품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 유한양행의 비건 화장품 브랜드 '딘시'./사진=유한양행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비건 선케어 브랜드 '딘시(dinsee)'를 선보였다. 비건 제품은 제조·가공 단계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비건 인증 기관을 통해 인증 마크를 별도로 획득해야만 한다. 

딘시는 국내 뷰티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까다롭고 철저한 심사로 유명한 프랑스 이브 비건(EVE VEGAN) 인증을 획득했으며 현재 비건 인증 기구인 영국의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 인증까지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신인 배우 한동희를 발탁해 젊은 2030 세대층을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방송인 안선영을 앰배서더로 선정해 4050 세대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동성제약은 자사의 뷰티 브랜드인 '랑스'를 베트남, 태국, 중국, 동남아, 북미 등 다국적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랑스 오크라'는 비건 뷰티 시장에서 차별화한 성분으로 주목 받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11월 중동 최대 미용 박람회에 참가해 랑스를 홍보하기도 했다. 

삼진제약은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심플로그'를 선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 역시 동물성 성분을 배제하고 피부 건강을 효율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성분을 구성했다. 심플로그 베스트셀러 2종은 현재 올리브영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건 뷰티에도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 유망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비건 뷰티 시장 규모는 2018년 29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오는 2025년 208억 달러(약 23조28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이유는 지속가능성에 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따른 탄소중립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비건 화장품의 경우 동물실험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비동물 원료를 기반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대기나 수질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 

다만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제품이 피부에 더 순하거나 효과적이라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 동물성 원료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화학적 성분이나 방부제가 함유됐을 수도 있다. 또 사람마다 지닌 알레르기 항원도 다르기에 성분을 잘 살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 위기에 따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건 인증을 받은 건기식이나 화장품이 늘어나고 있다"며 "동물실험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비동물 원료를 기반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대기나 수질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아 지속가능한 측면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비건 인증 기관으로 미국의 PETA, 영국의 비건소사이어티, 한국비건인증원 등이 있다. 국내에선 비건 화장품 규정이 별도로 없기에 비건 표시를 하려면 기관으로부터 인증 마크를 획득해야한다. 평가 기준으로는 기본적으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야 하며 동물성 원료를 배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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