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세발배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철문을 여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가 헝가리를 통해 오는 난민을 제한없이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5일(현지시간) 난민들이 버스와 기차를 타고 속속 도착했다./사진=YTN 화면 캡처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세발배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철문을 여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가 헝가리를 통해 오는 난민을 제한없이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5일(현지시간) 난민 수백명이 버스와 기차를 타고 속속 도착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논의를 거쳐 양국이 헝가리를 통해 오는 난민들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미 헝가리를 출발한 600여명 난민이 오스트리아를 거쳐 열차 편으로 뮌헨에 도착했다. 열차역에 미리 나온 독일인들은 생사를 건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주로 시리아 등지 출신인 이들 난민은 그리스와 발칸 국가들을 거쳐 헝가리에 들어온 후 서유럽행 기차를 타려고 기차역에 진을 치다가 이날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 국경 니켈스도르프에 도착했다.

부다페스트 켈레티 기차역에서 노숙하며 기차를 기다리던 난민들과 헝가리의 수용소를 탈출한 난민 1200명이 걸어서라도 서유럽에 가겠다며 한꺼번에 도로로 쏟아져나오자 혼잡을 우려한 헝가리 정부가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날 하루에만 헝가리를 출발한 난민 6000여명이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약 2000여명의 난민들이 독일에 도착할 것이라는 전언도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헝가리로부터 약 1만명의 난민이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 정부는 국경과 기차역에 나가 헝가리에서 들어온 난민들에 쉴 곳과 먹을거리,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했으며 자원봉사자들도 따뜻한 음식을 마련해 난민들을 환영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난민을 조건 없이 수용하기로 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인류애에 기반을 둔 정치 리더십”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새벽부터 시작된 난민 버스와 기차 행렬은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난민들은 자신들의 희망에 따라 오스트리아와 독일 중 정착을 희망하는 곳에서 망명신청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한편 헝가리에서 미처 버스를 타지 못한 난민들의 도보행렬도 다시 시작됐다. 헝가리 정부는 이날 버스 제공을 ‘일회성’이라고 못박았으며, 이에 따라 부다페스트에 새로 도착한 난민 500여명은 이날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175㎞ 거리의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