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방과학기술이 발전에 기여” “일본도 참여 가능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호주 2+2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호주의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페니 웡 외교장관은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동맹)의 ‘필러2’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이번 회의 직후 한-호주 공동기자회견에서 신원식 장관은 “오늘 회의에서 (한국의) 오커스 필러2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고, “오커스 회원국들이 한국을 오커스 필러2 협력국가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한다.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역량이 오커스 필러2의 발전과 지역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스 부총리도 “어제와 오늘 오커스 필러2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한국은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갖고 있고, 가치를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라고 밝혔다.

말스 부총리는 이어 “오커스 필러2가 발전함에 따라 미래에 협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도 이 같은 (협력)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커스는 핵추진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하는 ‘필러1’과 양자컴퓨팅, 해저, 극초음속, 인공지능, 사이버안보 등 8개 분야를 협력국과 공동개발하는 ‘필러2’로 협력 분야를 나누고 있다.

   
▲ (오른쪽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호주의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페니 웡 외교장관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한-호주 2+2 외교·국방장관회의를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5.1./사진=외교부

앞서 오커스는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공유할 회원국을 추가로 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다만 필러2에서 한국과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을 추가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도 지난달 10일 일본 외 한국을 추가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기자회견에서 신 장관은 이 밖에 “양국간 군사훈련을 확대해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역내 평화와 안정의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또 양국은 국방 관련 기관별 인적교류를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회의 내용을 소개했다.

말스 부총리는 “양국의 협력관계가 전반적으로 깊어지고 있고, 특히 국방 분야에서 그런 것을 보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도 양국 관계가 꽃피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올해 한국군은 (호주에서 열리는 다자훈련인) ‘피치 블랙’ ‘카카두’ ‘서던 재커루’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서던 재커루 훈련은 미국과 호주, 일본이 참여하는 3국 연합훈련인데, 한국도 참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조태열 장관은 “한국과 호주는 서로를 가치 공유국이자 인도·태평양전략 실현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다층적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양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발전자금을 모으는 사이버안보 분야 시도를 막는 것에 협력하기로 했고, 러북 간 불법 무기거래에 대해서도 경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웡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을 규탄하며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이 역내 안보·안정에 중요하다는 점은 역사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등과 관련해 북한에 가능한 한 많은 압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웡 장관은 “대북제재와 북한 고립을 무력화하는 러시아 행동이 전세계 평화안보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지적하고, “한국과 연대를 표명하고 러시아 행동이 무책임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오른쪽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한-호주 2+2 외교·국방장관회의 계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5.1./사진=외교부

이날 한국과 호주 양측은 회의 결과에 대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자유민주주의 기본가치와 지역・국제무대에 대한 유사한 비전을 바탕으로 보다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양국간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함께했다.

이번 회의가 개최된 멜버른은 한화에어로가 건설 중인 K-9 자주포 생산공장이 있는 징롱시와 인접한 곳이다. 

양측은 작년 말 우리기업이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작년 호주에서 진행된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에 우리군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등 양국간 협력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차량으로 우리기업의 레드백 장갑차가 선정돼 작년 12월 129대(약 24억불)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호주는 올해 2월 다목적 호위함 11척의 획득 계획을 발표했으며, 한국, 일본, 독일, 스페인 4개국 호위함을 관심 기종으로 선정했다. 

한국이 장관급에서 정례적으로 ‘2+2 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는 동맹인 미국을 제외하고는 호주가 유일하다. 한-호주 2+2 회의는 2021년 9월 서울에서 5차 회의가 열린 이후 2년 8개월만에 열리는 것이다. 당초 지난해 10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호주측 사정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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