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MBK파트너스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16년 만에 국내 투자자 품"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한국계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새주인이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테스코와 영국 테스코와 한국계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MBK)은 홈플러스 그룹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 '국내 인수합병 역대 최고가' 홈플러스 새주인 된 MBK파트너스 /사진=홈플러스 전경

그동안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홈플러스 인수 가격은 7조6800억원(42억4000만 파운드)으로 국내에서 단일 규모로 가장 큰 인수합병(M&A)건으로 기록됐다.

이번 계약으로 1997년 삼성물산에서 대구 1호점으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국 투자자 품에 안기게 됐다.

현재 홈플러스는 140개 대형마트, 375개 슈퍼마켓, 327개 편의점, 홈플러스 베이커리,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 e파란재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테스코는 1999년, 외환위기로 국가적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대규모의 외화를 들여와, 당시 점포 2개로 대형마트 업계 12위였던 홈플러스를 3년 반 만에 업계 2위로 성장시켰으며, 연간 2만6000명 직접고용을 비롯해 상품공급 협력회사, 몰 임대업체, 보안 및 환경미화 등 용역회사, 건설회사 등 유관 산업의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영국 선진 물류∙유통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우리나라 유통산업 발전을 선도해 왔으나, 최근 과다한 부채 상환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큰 알짜사업인 홈플러스를 넘기게 됐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주주 변경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전적인 투자 없이 성장이 어려운 지금의 유통업계 상황에서 테스코는 더 이상 투자여력이 없기 때문에, 홈플러스로서는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적극적인 투자를 해주기를 절실히 바라는 입장이었다.

특히 MBK는 자산 9조50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로, 2013년 웅진코웨이를 약 1조 원에 인수한 후 환경가전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시장가치를 3조 원 수준으로 크게 높인 경험이 있다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MBK는 임직원 전원을 고용승계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또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앞으로 홈플러스가 국내 기업으로서 자기 주도적인 경영혁신과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동안의 내수부진, 의무휴업 등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하면서, 한국 직원에 의한, 한국 실정에 맞는 '진짜 홈플러스'를 시작할 기회가 왔다는 전망이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이번 계약에 의해 바뀌는 것은 주주일 뿐, 1900만 고객, 2000여 협력회사, 7000여 테넌트 임대매장, 2만6000명의 임직원은 바뀌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짜 홈플러스’의 모습을 재창조하면서, 고객과 사회를 위해 혁신과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