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난동에 관대한 우리나라... 이에 대한 개선 시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가수 바비킴은 올해 1월 대한항공을 이용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중 기내에서 여 승무원의 허리를 끌어안는 등 난동을 피웠다. 난동 원인은 해당 항공사 발권 직원의 실수 때문이었다. 비즈니스석을 예약했는데 이노코미석으로 바뀌자, 바비킴은 승무원에게 좌석을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운항 중에 좌석을 바꿔줄 수 없다는 승무원의 거절에 감정이 상해 기내에 실린 와인을 먹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난동을 부린 것. 바비킴은 이후 항공보안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돼 벌금 400만원에 성교육 40시간을 선고받았다.

#가수 김장훈은 기내에서 몰래 흡연을 하다 적발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A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항공기에 탑승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다가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여성을 보고 담요로 하위를 가린 채 자위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9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지난 7월까지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절도와 항공보안법 위반, 점유이탈 등으로 발생한 범죄는 785건이다./미디어펜=홍정수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9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지난 7월까지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절도와 항공보안법 위반, 점유이탈 등으로 발생한 범죄는 785건이다. 

특히,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항공보안법 위반 사항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2013년에 14건이었던 위반 사항이 지난해에는 44건에서 올해 상반기 63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동안 발생한 항공보안법 위반 건수가 지난 2년치(58건)보다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항공보안법 위반 사례는 흡연(98건), 소란행위(12건)이 91%를 차지했다. 폭행(상해)과 추행도 각각 5건과 6건으로 집계됐으며 성추행과 흡연, 폭행은 대부분 기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기내 난동으로 인해 다른 승객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 될 경우 승무원의 대처는 단호하고 사후 처벌도 강력하다. 최근에 유럽의 모 항공사는 기내에서 술을 먹고 난동을 부린 승객에 대해 테이프로 포박했던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도 위급한 상황에서 보안요원으로 지정된 승무원이 무기를 사용해 난동을 제압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기내 난동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면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노근 의원은 “최근 3년간 인천공항 내 항공보안법을 위반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줄곧 공항서비스평가 세계 1위를 기록해온 인천공항이 각종 유형의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인천공항은 경찰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승객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