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새민련 대표는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저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홍정수 기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당 지도부 비판에 열을 올리던 비노계 의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문 대표의 재신임 발언과 관련,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문 대표의 충정으로 이해한다”면서 “무엇이 당의 분열을 막고, 통합·단결해서 당을 혁신하고,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한 일인지 중지와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도 7일 발표된 공천혁신안에 대해 “차라리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든지 당원 의사를 존중하고 역선택을 줄이는 경선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비판했던 박 의원은 문 대표의 재신임 결정을 칭찬하는 듯한 발언으로 급격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 9일 오전까지도 당 혁신위가 7일 발표한 공천혁신안을 비판했던 박 의원은 문 대표의 재신임 발언 이후 이를 칭찬하는 듯한 발언으로 급격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사진=박지원 새민련 의원 페이스북 및 트위터

당 상임고문인 정세균 의원은 이날 당초 “당 지도부에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결단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자 회견문으로 대체했다.

정 의원은 당내 원로, 3선 이상 중진, 전·현직 지도부, 혁신위는 물론 천정배 무소속 의원, 정동영 전 대표 등 당 밖의 주요 인사들도 함께 참여하는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연석회의'를 소집해 이른바 ‘끝장토론’으로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고 문 대표에게 요청했다.

문 대표는 정 의원의 제안에 “저는 아주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면서 정 의원과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생각하는 해법이 비슷한 것 같다. 특별히 사전 의논을 한 건 없지지만 100%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일부 비노계 인사의 비판 기세가 수그러드는 등 ‘묘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최근 탈당을 예고한 박주선 의원은 “(문 대표가) 재신임을 물으려면 선거 참패 이후 즉시 했어야 한다"며 "지금 문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이 당이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 사이에서 확정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재신임을 묻는 것은 '친노계파여, 다시 뭉쳐라, 입지를 강화해라, 세력을 확대해라'는 것"이라며 "내가 만일 신임을 받지 못하면 친노계파는 소멸, 해체될 것이다. 당이야 죽든 살든, 간절한 자기정치를 위한 소망을 피력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최근 당 지도부와 첨예하게 대립한 안철수 의원도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촌평한 뒤 국민들이 당이 변하고 있다고 느끼는지, 혁신안이 통과되면 총선승리 전망이 나아질 것인지, 혁신의 본질 3가지 방향(낡은 진보 청산·당내 부패 척결·새로운 인재영입)에 대해 동의하는지 문 대표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거기에 대한 말씀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문 대표의 재신임 결정에) 별 의미부여 못하겠다”며 “의미가 없다고 보는데 거기에 재신임까지 묻는다는 건 본질과 맞지 않다고 본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저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재신임을 묻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해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 여부를 결정할 때 취했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