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주부님들을 모십니다" 주부모니터 통해 제품 반영되기도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짜왕', '다시마로 맛을 낸 발효미원', '청정원 햇살담은 발효양조간장', '개성 왕만두' 등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주부들의 '검증'을 거쳤다는 점으로 식품업계가 '주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적접적인 조언을 구하기 위해 아줌마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로 15년째 운영되고 있는 농심 주부모니터를 이달 15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 식품업계가 '주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적접적인 조언을 구하기 위해 아줌마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대상, 풀무원
제22기째인 농심 주부모니터는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28세에서 만48세까지의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선발됐을 경우 월1회 정기모임을 갖고 제품평가, 아이디어 제안, 매장조사 등의 활동을 한다.
 
농심이 최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는 '짜왕' 역시 주부모니터의 손을 거친 제품이다. 농심에서 출시하기 전 짜왕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면이 굵고 쫄깃해서 맛있다", "깊고 진한 맛의 소스가 일품이다"라는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다.
 
대상의 청정원 자연주부단은 지난 2008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만20세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선발해 올해 8월 기준 약 1만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며 제품체험, 아이디어 제언, 오프라인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자연주부단의 경험과 의견 수렴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선점을 찾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정원 커뮤니티에 마련된 '청정원을 바꾸는 자연주부단'코너에서는 제품 아이디어 제안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자연주부단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1년에 75명의 '자연주부단 패널'을 선발, 매월 2개의 신제품에 대한 사용후기와 설문을 받는 등을 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들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거나 개선한 사례들도 있다. '다시마로 맛을 낸 발효미원'의 경우 자연주부단원의 제안으로 59년 동안 하얀색을 고수했던 미원이 다시마를 상징화 한 연녹색 미원으로 바꼈다.
 
색깔이 바뀌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자연주부단원의 "사탕수수로 만든 발효조미료라는 개념을 확산시키고 화학이라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하얀색 미원 제품의 색을 자연의 색으로 바꾸고 포장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었다고 한다.
 
올해 발효를 강조해 리뉴얼한 '청정원 햇살담은 발효양조간장'에도 자연주부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자연주부단 모임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간장류는 정통 양조간장과 혼합간장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식용염산으로 분해해 2~3일만에 만든 산분해간장이 섞인 혼합간장도 발효간장으로 착각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대상은 이를 받아들여 '발효'를 강조, 경쟁사와 차별화를 두기로 결정했다고 대상측은 설명했다.
 
   
▲ 식품업계가 '주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적접적인 조언을 구하기 위해 아줌마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실제 주부모니터단의 의견이 반영된 제품들이다./대상
대상 청정원의 '우리팜 델리' 역시 자연주부단의 제안이 반영된 사례다. "평소 캔햄을 이용해 요리할 때 날카로운 뚜껑에 손을 다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는 의견을 참조해 은박지 형태의 이지필오프 포장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대상 관계자는 "차후 대상은 요리에 대한 관심이 전국민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주부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커버리지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동원F&B도 1년에 한번씩 주부모니터를 뽑고 있다. 만 25세부터 만 49세의 전업주부가 대상으로 월2회 가량 모임을 갖고 신제품 시식과 평가, 시장 조사 등 동원F&B의 제품과 마케팅 전반에 대해 평가와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원F&B는 주부모니터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개성 왕만두'를 출시, 보통 만두제품들이 한달에 2~3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에 비해 총 4개월동안 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부모니터 요원들의 맛 테스트와 의견 조사를 한 결과 기존의 왕만두 제품들이 피가 두꺼운데 비해 만두소는 적게 들어있다는데 불만이 많다는점을 파악해 '피가 얇고 속이 꽉찬 왕만두'를 목표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풀무원 역시 지난 20여년간 1년에 2번 정도 주부모니터를 모집하고 있으며 올해 6월 44기를 모집했다. 풀무원은 주부모니터 외에도 온라인 모니터 요원인 'e-fresh(이프레쉬)'도 지난 2005년부터 뽑고 있다.
 
풀무원 주부모니터는 풀무원과 식품에 관심이 많은 자녀가 있는 만 25~49세 전업 주부가 대상으로 선발된 주부모니터들은 매월 2회 열리는 정기모임에 참석해 풀무원 제품 평가, 식품시장 정보 교류, 풀무원 광고와 웹진 모니터링 등 풀무원 제품과 마케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주부들은 실구매자로 가장 많이 제품을 구매, 요리도 하는 분들로 피부에 와닿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신다"며 "이에 주기적으로 주부모니터를 모집해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