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차급별 최고 연비…연비 장점 수입차 도전장

[미디어펜=김태우기자]언제나 논란이 되고 있는 자동차 연비 과장과 관련해 묵묵히 개선에 힘써왔던 현대차의 남다른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정몽구 회장의 특명으로 2020로드맵 발표 후 공개되고 있는 현대차그룹 신차들의 눈에 띄는 진화 때문이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현대자동차
지난 9일 현대차는 5년 만에 전면 교체된 6세대 신형 아반떼AD를 세계최초로 국내에서 선을 보였다. 기존 5세대를 최고의 경쟁상대로 꼽고 있는 아반떼AD는 기존과 확연히 다른 디자인으로 확실한 존재감과 놀라운 승차감을 과시한다.

또 엔트리모델의 경우 가격동결과 준중형세그먼트에 플래그십 세단의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적용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확실한 진화를 거쳐 등장한 아반떼AD, 이중 가장 놀라운 진화는 연비였다. 준중형 세그먼트 중 최고인 마의 장벽이라 불리는 리터당 18Km를 넘어선 것이다.

아반떼AD의 연비는 18.4km/ℓ(디젤 기준)로 준중형차급 중 최고다. LF소나타에 이어 아반떼까지 현대차 신차가 동급의 국내·외 차종들에 비해 높은 연비로 출시되며 기존 수입차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높은 연비가 현대차의 장점이 됐다.

이런 현상은 현대차에 국한되지 않고 기아차까지 놀라운 진화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성과는 지난해 말 정몽구 회장의 특명으로 발표된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의 발표를 기점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현대차는 2020년까지 현대차그룹의 모든 차량 연비를 기존대비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까지 발표된 신차를 살펴보면 신형 제네시스의 연비는 9.4km/ℓ로 이전 모델보다 0.2km/ℓ 나빠졌고, 신형 쏘렌토는 13.5km/ℓ로 0.9km/ℓ낮아졌다. 소나타(12.1㎞/ℓ)는 전 모델에 비해 0.2㎞/ℓ개선됐지만, 18인치 타이어의 경우는 오히려 11.6㎞/ℓ로 내려갔다.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가 연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안방시장에서 영역을 넓혀나가는데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신차마다 실망스러운 연비를 보여주자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앞으로의 신차에 차세대 엔진과 변속기 효율개선, 차량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단계별 연비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 성과는 최근 발표된 신차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신형 투싼(2.0 디젤)은 기존 14.4km/ℓ에서 15.0km/ℓ로 높아졌다. 상품성을 개선한 현대차 i30(1.6 디젤)은 16.2km/ℓ에서 17.8km/ℓ, i40은 15.1km/ℓ에서 16.7km/ℓ로 연비가 향상됐다. 기아차 쏘울(1.6 디젤)의 연비도 14.0km/ℓ에서 14.1km/ℓ로 개선됐다.

   
▲ 9일 현대차는 5년 만에 전면 교체된 6세대 신형 아반떼AD를 세계최초로 국내에서 선을 보였다. 기존 5세대를 최고의 경쟁상대로 꼽고 있는 아반떼AD는 기존과 확연히 다른 디자인으로 확실한 존재감과 놀라운 승차감을 과시한다./미디어펜DB
지난 7월 나란히 출시된 신형 K5와 쏘나타 디젤은 처음으로 수입차와 연비 역전현상을 보여줬다. K5와 쏘나타1.7디젤의 경우 연비가 16.8km/ℓ로 동급의 BMW 520d(16.1km/ℓ)와 폭스바겐 파사트(14.6km/ℓ)보다 높다.

이날 출시된 아반떼AD는 한 단계 더 발전해 18.4km/ℓ대의 연비를 나타냈다. 국산 준중형급 중에는 최고다. 동급의 수입차 중 폭스바겐 골프(18.9km/ℓ)와 BMW 320d(18.5km/ℓ)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이 근소한 차이도 얼마 후에는 역전될 전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18.4km/ℓ라는 공인연비는 오는 11월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새로운 연비기준에 따른 수치다.

새 연비기준은 연료의 성분 차이와 타이어 마찰 저항값 등을 고려한 엄격한 연비측정으로 연비가 기존 측정방식 대비 약 3~5% 정도 하락하게 된다.

아반떼AD는 현대·기아차 최초로 새로운 연비 측정 기준을 사용한 연비를 인증받았다. 기존 연비측정 기준대로라면 아반떼AD의 연비는 19.2km/ℓ로 높아진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19.2km/ℓ의 연비는 수입차와 국산차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체개발된 7단 DCT가 연비향상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고객들에게 정확한 연비를 제공하기 위해 아반떼AD는 새 연비기준을 미리 적용했다. 지금은 일부 수입차와 연비가 근소한 차이가 나지만 새 연비기준이 적용되면 수입차들의 연비가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