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와 굴비 원물 가격 오르자 대체상품 구매율 증가
최초로 사과·배 매출, 굴비 넘본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올해 추석선물세트 대세는 단연 사과, 배를 포함한 과일인 것 같아요."

서울의 한 백화점 추석선물세트 코너의 판매사원의 말이다. 선물세트를 보러 온 손님들은 제수용으로 손색없는 알 굵은 과일들에 시선이 꽃혔다.

   
▲ 사진=신세계 소담 사과 세트

품종이 다양한 과일선물세트의 가격을 문의하는 손님도 몇 있었다. 망고, 키위, 멜론 등 수입과일이 혼합된 선물세트도 꽤 구매하는 모양이다.

백화점 한 판매원은 "올해 과일 풍작이 좋았다는 뉴스를 보고 과일을 둘러보시는 분들이 많다"며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고 그렇진 않지만 육안으로 느끼기에도 알이 굵고 색도 선명해 상태가 좋은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추석 한우와 굴비 원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다른 대체 상품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많아졌다. 특히 사과, 배의 매출을 2배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 중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과일은 태풍 피해가 거의 없었고 폭염의 영향으로 평년 출하량보다 최대 10% 가량 증가했다. 또 지난해 이른 추석으로 대과가 부족했지만 올해는 비교적 늦은 추석으로 상품 가치가 뛰어난 대과의 물량이 충분하다.

과일 값 역시 전년에 비해 5~10% 낮아져 사과·배의 매출이 최초로 굴비를 넘어 설 수도 있을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추석 예약판매 장르별 매출신장률을 조사해본 결과 한우와 굴비의 매출신장률보다 사과, 배, 망고 등 과일과 멸치, 갈치, 도미 등의 매출신장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사과배망고 세트

지난해 추석 예약판매에서 사과,배는 6.2%의 신장을 보인 반면 올해 예약판매에선 113.1%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수입과일인 망고 역시 18.9% 신장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48.5%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한우와 굴비는 올해 30% 약간 웃도는 수치를 보였으며, 지난해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을 보였던 굴비 역시 4% 신장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형화된 선물인 한우, 굴비 외에 자신의 취향에 따라 개인적으로 명절 선물을 하는 수요층도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백화점 업계는 사과·배는 물론 멸치, 갈치, 전복, 옥돔 등 올해 큰 인기를 끌 대체 상품의 물량을 집중적으로 늘리기도 했다.

임훈 신세계 식품담당 상무는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한우와 굴비를 대체할 과일과 멸치, 갈치 등 역시 산지직거래를 통해 품질은 물론 가격까지 잡은 상품을 선보이며 추석 수요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