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18호 태풍 '아우타'의 영향으로 일본 간토 지방에서 50년만에 기록적인 대폭우로 곳곳에 물에 잠기는 등 이틀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태풍 위파가 일본 간토에 상륙함으로써 14명이 사망하고 50 여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여전히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어 피해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이카리(五十里) 관측점에서 10일 하루 관측 사상 최대인 551.0㎜의 비가 내리는 등 간토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11일에는 오전 10시 40분 기준으로 미야기(宮城)현 곳곳에 24시간 강수량이 200㎜ 안팎을 기록하는 등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11일 미야기현에 특별경보를 발표했으며 도치기현과 이바라키(茨城)현에는 특별경보를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잇따른 하천 제방 붕괴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중대한 위협이 닥쳐오는 이상사태"라며 산사태, 침수, 하천 범람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11일 오전 5시께 미야기현 오사키(大崎)시를 흐르는 시부이가와(澁井川)의 제방이 무너져 일대 주택가가 물바다가 됐고 고립된 주민의 구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이바라키현 조소(常總)시를 흐르는 하천 기누가와(鬼怒川) 제방이 붕괴한 지 하루가 지나면서 확인된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 11일에는 오전 10시 40분 기준으로 미야기(宮城)현 곳곳에 24시간 강수량이 200㎜ 안팎을 기록하는 등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사진=YTN사이언스 캡쳐

NHK에 따르면 조소시에서는 8세 아동 2명을 포함해 25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가족이나 본인으로부터 구조 요청이 있었으나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이 지역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주민은 약 5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도치기현의 산사태 현장에서 여성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날 전망이다.

전날 제방 붕괴로 순식간에 물이 마을을 덮치면서 피신하지 못한 많은 주민이 건물의 지붕 등에 올라가 도움을 요청했으며, 헬기를 동원한 초를 다투는 구조가 이어졌다.

사카이 마사오(坂井正雄·64) 씨는 제방이 터진 곳 인근에서 물살에 떠밀려 온 나무를 밟고 전신주를 붙잡은 채 1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헬기로 구조됐고 그의 장남은 바로 근처에서 물에 잠긴 차 위에 올라가 있다가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물살에 휩쓸리는 최악의 사태를 겨우 피한 일부 주민은 트위터에 주변 사진과 주소를 올려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1일 0시를 기준으로 폭우와 강풍 때문에 피난 권고를 받은 주민이 100만 명을 넘었고 건물 1150채가량이 침수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