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호한 대외건전성 불구 중국 수출의존도 높아 CDS 상승

[미디어펜=김재현기자] 최근 G2 리스크가 신흥국을 덮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고 있고 중국경제의 불안이 가세하면서 주요 신흥국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CDS는 기업이나 국가가 파산해 채권,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사고 파는 신용파생상품이다.

   
▲ 최근 G2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주요 신흥국들의 CDS 상승폭이 커졌다. /미디어펜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미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상승압력을 나타냈던 신흥국 CDS는 지난달 11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이후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다.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지난 10일까지 인니 52bp, 태국 37bp, 말레이시아 36bp, 중국 17bp, 한국 12bp(55→68)로 상승했다.

브라질 73bp 등 남미 국가들과 터키 43bp, 남아공 45bp 등도 큰 폭 상승한 반면 폴란드 등 동유럽 신흥국은 소폭 상승에 그치며 안정세로 돌입했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가사회되면서 취약 신흥국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졌다"면서 "중국경제 부진 우려도 부각되면서 대중 경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중국의 매도 확대에 따른 수급불안 등으로 미 국채금리의 하락세가 제한되는 가운데 신흥국의 외화채 가산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화조달 비용 상승과 달러화 강세 움직임 속에 말레이시아, 터키, 남아공 등 대외채무 부담이 높은 국가들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특히 터키와 말레시이사는 대외건전성 악화와 함께 연정구정 실패, 총리 스캔들에 따른 정치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양호한 대외건전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탓에 CDS가 상승했다. 

한국(Aa3/A+/AA-) CDS는 신용등급이 유사한 중국(Aa3/AA-/A+), 칠레(Aa3/AA-/A+)보다는 낮지만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폴란드와 유사한 수준이다. 

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 금리인상보다는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해외투자자들의 시각변화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 스탠리의 경우 한국은 미국 양적완화 이후 유입된 투기성 자금이 제한적인 수준이며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대외충격을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각종 금융안정과 경기부양 조치에도 불구, 경제둔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교역량 감소, 금융시장 경색, 기업·소비자심리 악화라는 경고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에 가장 큰 충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