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일반 미국 채권은 가격이 하락,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미국 뱅크론 펀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뱅크론 펀드는 투자등급 미만에 속하는 기업들이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하는 대출 채권인 뱅크론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뱅크론은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의 채권이라는 점에서 하이일드 채권과 유사하지만,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확보해 일반 채권보다 선순위로 변제받을 수 있어 회수율이 높다.

또 뱅크론 펀드는 주로 3개월 만기의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 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스트스프링 미국 뱅크론 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는 존 월딩(John Walding) 피피엠 아메리카(PPM America) 뱅크론 펀드 수석매니저(사진)는 16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뱅크론이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에 따른 수혜로 기존의 일반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뱅크론 시장은 2000년에 약 1000억 달러(원화 약 120조원) 규모였지만 지난 7월 말 현재 약 8200억 달러(원화 약 98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역사적으로 12개월 연속 금리 상승 구간에서 미국 뱅크론은 연평균 5%~13%의 양호한 성과를 보이며 잠재적인 금리인상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월딩 수석매니저는 "현재의 수급 상황이 뱅크론 자산에 우호적"이라며 "뱅크론 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는데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뱅크론 가격을 지지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를 감안했을 때 뱅크론 부도율이 단기간 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피엠 아메리카(PPM America)는 미국 뱅크론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구성하고 있는 B~BB 등급의 뱅크론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약 300여개의 종목에 분산투자 함으로써 잠재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월딩 수석매니저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존 수석매니저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해 "이번주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가 없더라도 연내에는 금리 인상이 유력할 것"이라며 "미국 실업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소비자 신뢰도도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이 지표들을 바탕으로 미 연준은 금리 인상 태세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경제 지표들을 살펴보면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으며 이에 따른 미국 뱅크론 시장의 변동성이 일부 확대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자체 보다는 얼마나 자주, 얼마의 간격으로, 어떤 속도로 미국 금리 인상이 일어날지가 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의 단기간 내 대폭적 인상은 완만한 미국 경제성장 전망, 연준의 금융시장안정 목표, 현재 진행 중인 그리스 관련 유럽의 위기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 미국 뱅크론 펀드를 출시했으며 이후 미국 달러화 표시 뱅크론 자펀드를 출시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것에 비해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달 15일 기준으로 미국 뱅크론 인덱스의 올 초부터 수익률은 2.8%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수익률은 1.6%에 불과했다.